질문 29 아비담마나 연기에 대해서 상세하게 알지 못해도 위빳사나 수행을 할 수 있습니까?
「갈애 다함 짧은 경」에 의하면 아비담마에 대해 자세히 배워보지 않았더라도 ‘실제로 존재하는 것은 정신과 물질뿐이며 이것들은 무상하고 괴롭고 무아의 성품법일 뿐이다’라는 이 정도로 들어 본 적이 있다면 위빳사나 수행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이 분명합니다.
또한 연기법에 대해서도 ‘원인과 결과만 존재한다. 개인이나 중생이라고 할 만한 것은 사실은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정도만 알면 12가지 요소나 20가지 형태 등의 자세한 설명을 수행자마다 완벽하게 알 필요는 없습니다. 만약 연기에 대해서 그렇게 자세하게 알아야만 수행을 할 수 있다면 쭐라빤타까Cūlapanthaka 존자는 수행할 기회조차 갖지 못했을 것입니다. 쭐라빤타까 존자는 넉 달 동안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한 구절이 11개의 음절로 구성되어 있는 네 구절, 모두 합쳐서 44음절인 게송을 외우지 못했습니다. 그러니 아비담마에 대해 자세히 알고 외우는 것이 어떻게 가능했겠습니까? 하지만 부처님께서 가르치신 대로 흰 헝겊조각을 만지작거리면서 “때를 닦는다. 때를 닦는다”101라고 암송하면서 관찰하여 하루아침 사이에 아라한이 되었습니다.102
또 다른 예를 들면 마띠까마따Mātikamātā라는 여인도 ‘사문의 법을 수행한다’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조차 몰랐던 여인이었습니다. 하지만 스님들로부터 방법을 배운 뒤 집에서 지내면서 수행하였고, 자신에게 수행주제를 준 스님들보다 먼저 아나함 도를 얻었습니다. 마띠까마따 여인도 아비담마나 연기법에 대해 자세하게 배울 기회가 없었음이 분명합니다. 그 밖에도 이와 비슷한 예들이 경전에 많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능숙한 스승에게서 방법을 배운 뒤 수행한다면 아비담마나 연기법을 자세히 배우지 않았어도 생겨나는 물질과 정신을 관찰하면서 직접 스스로 알고 볼 수 있다는 것을 확실하게 명심해야 합니다.
연기에 대한 법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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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갈애 다함 짧은 경Cūlataṇhāsaṅkhaya sutta」에 대해서는 「맛지마 니까야, pp.457~462 참조.101 rajo haraṇaṁ.102 하루아침 사이는 오전 7시부터 10시 사이를 말한다. 이 일화는 「법구경 이야기」 제1권, pp.406~424; 오원탁 옮김, 경서원 『부처님의 제자들』,pp.123~42참조.
103 마띠까마따Mātikamātā 여신도에 대해서는 「법구경 이야기」 제1권,pp.463~471 참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