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30-3] 수행전에 경전지식은 어느 정도로 갖추어야 합니까?
이것은 무엇 때문입니까? 생겨나는 물질과 정신을 관찰하고 있는 수행자의 삼매와 지혜의 힘이 충분하게 되면 물질과 정신을 먼저 구별하여 알게 됩니다. 그 다음 ‘눈과 형색이 있어서 본다. 귀와 소리가 있어서 듣는다. 가려고 하는 마음이 있어서 간다. 관찰하지 않은 대상을 사실대로 알지 못해서 바라고 좋아한다. 좋아해서 집착한다. 집착해서 자기가 원하는 대로 행하고 노력한다. 업이 좋아서 좋은 것을 즐긴다’라는 등으로 조건을 파악하는 특별한 지혜가 저절로 생겨나게 됩니다. 그렇게 조건을 알고 나서야 생멸들이 분명해져 무상·고·무아에 대한 특별한 지혜들이 생겨납니다. 조건을 모르는 채 건너뛰어 무상에 대한 특별한 지혜 등이 생기는 일은 없습니다. 그러므로 차례대로 수행하는 수행자라면 이전에 미리 연기를 자세하게 배우지 않았어도 찬나 존자처럼 혼란이 생길 염려가 없습니다.
찬나 존자도 아난다 존자가 설한 연기의 법을 듣고 즉시 혼란을 극복한 다음 바른 위빳사나 방법을 통해 아라한 과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스승의 지도를 받으면서 수행하고 있는 수행자는 그 이전에 경전지식이 적었더라도 수행을 할 즈음에 지도스승의 가르침을 들으면 경전지식은 충분히 구족될 수 있습니다.
또한 수행 중에 여러 혼란이 생기더라도 수행지도 스승이 설해 주고 고쳐주고 하기 때문에 여러 가지로 편안하게 수행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스승의 지도를 받으면서 수행을 하는 수행자는 경전지식과 관련해서 숙고하거나 살펴볼 필요가 없습니다. 만약 살펴보고 싶다 하더라도 제가 말한 것 정도만 살펴보면 됩니다.
요약해서 말하면 ‘모든 물질법과 정신법들은 무상하고 괴로움이고 무아의 성품일 뿐이다’라는 정도만 들어서 안다면 경전지식을 갖추었다고 알아야 합니다. 주석서의 설명에 따르면 괴로움의 진리, 생겨남의 진리, 소멸의 진리, 도의 진리라는 이 네 가지 진리四聖諦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으면 경전지식을 갖추었다고 알아야 합니다. 더 나아가 『위숫디막가 마하띠까』에 근거해서 말한다면 ‘원인법과 결과법들만 존재한다’라고 들어 보았다면 간략하게 연기에 관한 경전지식을 갖추었다고 알아야 합니다.
설령 그러한 법들을 이전에 미리 들어보지 못했다 하더라도 수행을 시작할 즈음에 ‘물질과 정신, 이 두 가지만 존재한다. 원인과 결과의 법들만 존재한다. 그 물질법과 정신법들은 순간도 끊임없이 생멸하기 때문에 무상하고, 괴로움이며, 무아일 뿐이다. 그 물질과 정신, 원인과 결과, 생멸, 무상·고·무아인 성품법들을 스스로의 지혜로 알도록 위빳사나 수행을 실천해야 한다’라는 것을 스승으로부터 듣는다면 그것만으로 경전지식은 충분합니다.
「계구족경」110에 대한 법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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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 「계구족경 Sīlavanta sutta」 은 『쌍윳따 니까야』제3권.pp.436~439; 오원탁 번역, 묘원 주해, 행복한 숲, 『큰 스승의 가르침-아신 자띨라 사야도 법문』, pp.176~186 참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