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초보수행기
  글쓴이 : awareness     날짜 : 07-02-04 23:37     조회 : 62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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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대포 정신을 아시나요? 저라는 사람의 특징입니다. 별 생각 없이 뭔가를 저지릅니다. 계획도 없습니다. 그냥 마음 내키는 대로 몸 가는 대로 행동할 뿐이지요.


  8일간의 시간이 주어졌습니다. 4일간은 그동안 빽빽한 직장생활 때문에 늘 부족하다고 여겨진 잠을 하루에 10시간정도 잤습니다. 그랬더니 머리는 멍하고 허리만 아팠습니다. 뭔가를 해야 한다고 여겨져서 여행을 생각했습니다. 가려고 하니 눈 내리고, 심난해져서 그냥 눌러 앉아버렸습니다. 뭔가 새로운 일이 없을까 고민하던 중, 아는 사람이 명상센터인 호두마을을 가겠다고 합니다. 저의 무대포정신이 유감없이 발휘되었지요. “저두요” 한마디하고 따라 나섰습니다. 저로 말할 것 같으면 수행이라는 말이 들어가는 것이라고는 요가와 국선도를 합쳐서 몇 개월 한 것이 전부랍니다. 불교에 관심은 있지만 아는 건 거의 없습니다. 법사님이 다 아는 듯이 얘기하신 “사두”라는 말도 처음 들었습니다. 그렇지만 너무 단조롭고 무미건조한 일상생활을 벗어나고 싶고 뭔가 새로운 차원의 일을 벌이고 싶은 마음은 아주 간절했지요.(미리 신청도 못했는데 받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첫날 법문을 듣고, 난생처음 좌선이며 행선을 하는데 예사롭지 않더군요. 잠깐 하는데도 온갖 잡생각이 다 나고 반가부좌는 왜 이리 낯설기만 한지 또 발바닥에서 뭔가를 느껴보라고 하시는데 모든 게 어리둥절하기만 하였습니다. 이틀째, 새벽 4시에 다시 수행이 시작되었습니다. 숫자를 붙여서 호흡을 해보라고 하시는데 숫자를 세는 간단한 일이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 되어버렸습니다. 온갖 생각으로 방금 되뇐 숫자가 생각이 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망상을 망상 그대로 보고, 사라지면 다시 호흡에 집중하라고 하셨는데 그게 말씀처럼 쉽지가 않았습니다. 그러나 자비 송을 들으면서 새벽 수행시간을 정리할 때 저 자신, 제 가족, 제 친척, 제가 살고 있는 곳, 남한, 북한, 아시아, 지구 위의 모든 사람들, 그리고 우주까지 행복과 평화가 깃들기를 바라는 마음을 염원할 때는 저의 뇌에 환하고 밝은 느낌이 들어 흐뭇했습니다. 아침 식사 후 다시 좌선 행선이 있었고, 점심식사 후에는 법사님이 수행을 점검하는 인터뷰 시간이 있었습니다. 한번도 수행 인터뷰라는 걸 가져본 적이 없는 저는 호기심으로 가득 차서 가보았답니다. 수행하면서 힘든 점, 자신의 변화를 말하고 가르침을 받는 시간이었습니다. 나름대로 각자 힘든 점이 다 있고, 그것을 솔직하게 말하고 듣고 하니까 상당히 힘들고 의기소침했던 왕초보로서는 기운이 났습니다. 그러나 계속된 좌선은 몸이 고통으로 몸부림치는 시간이었습니다. 허리, 다리, 무릎의 아우성을 잠재우느라 고된 하루를 보냈습니다. 법사님은 몸이 일종의 레이저 수술을 받고 있는 것이어서 내일 정도면 괜찮아진다고 하셨습니다. 저녁에 있었던 수행시간은 사마타 명상(한 가지 대상에 집중하는 명상)을 한 이후 제가 가장 많이 호흡에 집중한 시간이었습니다. 힘든 하루였지만 뿌듯했습니다. 삼일 째, 새벽시간에 앉아 있으려니 더욱 힘들어졌습니다. 아침을 먹고 한숨 잤습니다. 점심 후에 있었던 마지막 정진시간에(직장 때문에 일찍 가야했음) 정말 이상하게도 저를 힘들게 했던 발절임, 허리통증 등이 거의 다 사라졌습니다. 거의 한시간 반을 자세를 고치지 않고 앉아있었다니까요. 제자신이 자랑스러웠습니다. 정말 단련이 된 걸까요? 호흡에 집중하면 그런 고통이 사라진다고 하던데...저녁부터 시작될 위빠사나 명상을 체험해보지 못하고 가다니 정말 아쉬웠습니다. 그 명상을 위해 단련시킨 제 몸이 너무 아까웠습니다. 이제 받아들일 때가 되었는데, 이제 알아차림을 본격적으로 해볼 때가 되었는데...흐흑...가까운 시일내에 집중수련을 다시 해야겠습니다. 몸이 망가지기 전에요. 무척 아쉬웠지만 그곳을 떠나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 저는 왠지 몸도 마음도 가볍습니다. 왠지 자꾸만 입가에 미소가 번집니다. 집에 온지 네시간 정도 밖에 되지 않았지만 다시 가고 싶어집니다. 무대포 정신으로 무장한 일상으로부터의 탈출이 이렇게 행복한 경험이 될지 누가 알았겠습니까? 혹시 너무 지나친 수면으로 허리가 아프신 분은 이 수행으로 경험하실 허리 아픔이 거의 그 정도니까 한번 시도해보시면 어떨까요? 나의 마음을 스스로 알고 나의 존재의 참 모습을 알아가고 마음의 평화를 얻겠다는 생각으로 부담없이 성실하게 노력하시다보면 더욱 깊이 있는 수행을 할 수 있겠지요? 믿습니다.


이승채   07-02-05 16:46
많은 식자들은 생각만 하고 행하지를 않지요. 그래서 그들은 무명에 쌓여 지식의 노예로서 자기잣대속에 아무 것도 모른채 아는척하면서 한평생을 보냅니다. 그것보다는 먼저 실제로 행해 보는 무대포정신이야말로 바로 스스로의 체험을 통해  밝은 지혜를 얻는 올바른  직관의 지름길입니다.
다음에 다시 한번 무대포도전정신을 발휘하여 위빠사나를 배우려 오시길 바랍니다.
                                                               

일여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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