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박8일 수행을 마치고...
  글쓴이 : 푸른하늘     날짜 : 07-03-05 18:15     조회 : 62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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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도시로 돌아와
언제 그랬냐는 듯 바쁜 일상에 쉬이 적응이_정말 아쉽게도- 되어 가고 있답니다.
 
거의 4달 정도 정말 내게 쉼이란 것이 있을까 싶을만큼
바쁘고 힘겨운 나날들...
그 안에서 피어나는 여러 생각들 속에 지쳐가는 자신을 알면서도
마음 편히 휴식을 찾을 수 없었던 시간들...
이가 부어 올라 치통에 시달리고, 입술이며 여기 저기 염증에 부르틈이
마음대신 몸에 나타나 몸부림치는 걸 더 이상 간과할 수 없는 시점즈음...
 
나름의 양심상 어느 정도 이제는 휴가를 내도 되겠지라는 생각에
휴가원을 써서 올리는 순간까지도 갈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이 자리했었답니다.
 
이번 수행 일정속에 버리고 싶은 것이 참 많았습니다.
 
관계에서 오는 갈등들이 내 욕심에서 비롯된 것이기에
좀 더 마음을 차분하게 가지고 관계를 바라 볼 수 있기를...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에 집착하는 자신을 정리할 수 있기를...

지치는 까닭에 살 맛도 안나고, 계속 이런 생활이 지속될 것이라면 차라리...

그렇게 몸도 마음도 지친 상태에서 계획된 프로그램 취소로 선택한 호두마을은
처음의 주체할 수 없는 자유에 대한 방황과 두려움을 벗게 하고
약간의 여유와 희망을 가지고 서울로 올라오게 했습니다.
 
첫날... 평일 정말 쥐죽은 듯한 정적만이 감싸는 곳에 도착해서
수행생활에 대한 안내를 받고 나만의 공간인 말끔한 숙소에 들어가니
벗어났다는 그 사실만으로도 얼마나 후련했던지...
그렇지만 저녁 내내 그 넓은 법당에서 어줍잖게 좌선을 하려니
마루 바닥의 무늬는 상투튼 할아버지, 화가난 불량 청소년,
눈을 부릅뜨고 흘기는 사람등등의 흉한 모습으로 두려움을 만들었습니다.
그럼에도 모범생임을 자처하다 보니, 일일 일정을 어길 수 없어
정말 힘겨운 첫날을 보냈지요.
 
둘쨋날... 새벽 3시 50분에 울리는 요란한 알람소리...
여전히 그 큰 법당을 혼자 지켜야 한다는 무거움으로 아침 공양을 기다리는 마음은
오래된 정겨운 친구를 맞이하듯 정말 너무나 간절한 순간이였답니다.
그러나 낮이 되면서 주체할 수 없는 자유에 방황이 시작되었지요.
수행이외 여러 방법(청소, 산책로 및 주변 탐방)을 취했지만,
도시에서 느낄 수 없는 넘쳐나는 시간을 보내는 것이 참 힘겨웠지요.
그러나 오후에 다른 분이 오셔서 혼자라는 두려움이 조금은 사라졌습니다.
가능하면 일찍자고 제대로 일어나자라는 생각에
9시10-30분 사이에 수행을 마치고 숙소에서 세수를 하고
자리를 펴는 순간의 행복을 그때 처음 알았던 것처럼 새로웠습니다.
 
셋째날... 수행하는 자신을 찬찬히 보게 되었습니다.
부어 있는 손과 호흡에 집중하려는 자세로...
그렇지만 여전히 다리와 어깨 목이 너무 아팠고,
다른 생각들에 시달리는 현상이 크게 줄지는 않았습니다.
다행히 오후에 사마타와 위빠사나 명상 프로그램이 있어서 그곳에 참가해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특히나, 설명과 깃들은 자애 명상은 정말 너무 좋아서
제 소기의 목적인 삶에 대한 희망과 기대가 넘쳐났습니다.
 
넷째날... 앗~ ^^ 새벽 예불후 드뎌 수행의 효과가 나타나는 것인지...
머리가 각성이 되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졸음이라는 것이 오지를 않고,
수행중에는 뒤에서부터 나를 향한 광명이 비치는 듯한 느낌까지...
어느 순간 호흡하는 코와 가슴과 배만 남은 듯한 집중으로
오전시간을 행복하게 보냈지요...
오후는 조금은 무겁게 두손의 무게가 천근과 만근사이를 왔다 갔다...
왠지 있을 것 같은 다음단계로의 진전이 되지 않는 느낌으로 보냈습니다.
 
다섯째날...  기대와는 달리 별다른 진전은 없었지만, 내내 새벽에 눈물 콧물로
힘겨워하던 알레르기성 비염이 없어진 걸 알았습니다.
손의 붓는 증상도 없어지고... 그러나 여전한 어깨, 목과 손의 무게...
 
여섯째날... 간절하게 원하던 다음 단계...
호흡이 자자들면서 몸이 느끼는 가벼움에 참 기뻤습니다.
내심 더 욕심이 생겼는데, 그럼에도 찬찬하려고 나름의 노력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핸드폰을 켜지 않겠다는 약속을 깼습니다.
내내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는 회사업무가 걱정이 되어서
결국 켜버리는 바람에 정신은 더 없이 혼란 스러워졌지요.
그래도 질세라 저녁 수행을 큰 맘 먹고 집중한 덕에 잔잔해졌습니다.
 
일곱째날...
잔잔한 마음으로 시작한 오전 수행...
잔잔한 단계에서 머무름...  평온함...
 
여덟번째날...
오전까지 생각지 않았는데,
점심공양후 떠나야 하는 상황이 생겨서 마음 바쁘게 떠나왔습니다.
순간 받아들인 그 상황이 너무 짜증이 났었는데,
떠나올 때쯤엔 아쉬움과 함께 다시 마음 정리가 되었습니다.
 
느낌으로 있을 것만 같은 다음 단계를 체험하지 못하고,
계획한 일정을 다 하지 못한 아쉬움으로
몸에 배고 습과한 한다는 것이 참 어렵다는 생각을 다시하면서
다음기회를 기약해봅니다.
 
7박 8일동안 혼자라는 두려움과 외로움에서
함께 해주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수행을 느끼게 해주신 분들께...
맛있는 밥을 해주셨던 공양주 보살님과
조용하고 깨끗한 그곳에서 평온을 찾게 해주신  호두마을 지기님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2007.   3.  5
 
p. s : 그곳에서는 5시만 되면 배가 너무 고팠는데,
귀환 첫날은 막상 저녁을 먹으려니 못 먹겠더라구요...
그런데 이틀정도 지나니 다시 일상으로... ^^
본의 아닌 다이어트 효과가 다시 원상태로 복귀되는 중입니다. ㅎㅎ
 
 
 

마을지기   07-03-16 08:53
푸른하늘님
수행체험기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조심스럽게 오셔서
밝고 편안하게 가시던
모습이 기억납니다

명상은 '도시'나 '조용한 곳'의
문제가 아니라
자기 자신의 마음의 문제일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때로는 자신의 마음을 온통 흔들어 놓는
일상에서의 힘겨움이 너무 클때가
있습니다

그럴때는 언제라도 호두마을을 방문하셔서
영혼의 휴식을 마음껏 누리시기 바랍니다

호두마을은 언제나 그 자리에
늘 그렇게 열려 있답니다

감사합니다
호두마을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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