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두마을 10일
  글쓴이 : 도림     날짜 : 07-10-08 22:55     조회 : 9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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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두마을 10일

호두마을의 제 72차 집중수련에 참여 10일동안 수련중에 체험한 일지를 정리하여  올렸습니다. 부족한점 혜량하여 보아 주시면 고맙겠읍니다.

준비

인터넷에서 몇 곳의 위빠사나 수련원을 둘러보고 천안시 광덕면 광덕리 만복골에 자리한 호두마을 수련원을 선정하여 제72차 집중수련 (9월21일-30일까지 10일간)에 참여키로 했다. 준비물로 수련복(개량한복), 내의, 알람시계, 물병, 컵, 우산, 세면도구, 감기약과 활명수3병 그리고 수행일지를 쓰기위한 노트등을 준비했다.

처음날

추석을 몇일 앞두고 벼슬이나 하러 가는것 처럼 집을 나서는 나를 보며 서운해하는 집사람을 뒤로하고 전철역으로 향했다.

천안역에서 호두마을을 찾아가는 보살을 만나 함께 콜밴을 타고 수련원을 찾았다. 천안역에서 버스로 40분, 걸어서 30분이 걸린다는 수련원은 들어서는 입구부터 호두나무가 길 가장자리에 줄지어서서 이름에 걸맞게 호두마을 임을 연상케 한다. 오후 5시경 수련원에 들어서니 조그마한 일주문 기둥 좌우에 믿음, 마음챙김. 노력, 선정,지혜의 주련이 마음을 다짐케 한다. 사무국에 들어서니 사무국장님이 따뜻이 맞아준다. 간단한 절차를 마치고 16호실 숙소를 배정 받았다. 2명이 기거할수 있는 숙소다. 헨드폰은 10일후에 사용키로 하고 전원을 끈후 가방속에 넣어두었다. 수련복으로 갈아입고 앞으로 열흘동안 수련할 2층에 자리한 대법당에 들어가 부처님께 3배올리고 두툼한 좌복을 깔고 앉았다. 상단엔 석가모니 불상이 모셔져 있고 나무로 조각한 후광의 장식이 아름답다. 사무국장의 생활 지침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후 평등 스님이 자리하시고 7시30분 정각에 예불을 드렸다. 무릅을 꿇은자세로 삼귀의에 이어 오계, 자애경, 축복경, 그리고 회향공덕문을 독송하였다. 매일 수행일과로 새벽 4시와 오후 6시예불 오전 8시 30분부터 한 시간동안 스님과의 인터뷰,(오후2시30분-3시30분은 개별인터뷰) 오후 6시부터 한시간 동안 사마타와 위빠사나에 대한 법문이 있고 질의 응답도한다. 오늘은 사마타의 수행방법과 위빠사나에 대한 법문을 들었다. 사마타란 마음의 집중, 안정, 고요함을 얻는 수행으로 마음이 정화되어 확고해져서 흐트러 지지않고 뚜렷하게 나타나는 고요함으로 5장애를 멈추게 하여 번뇌를 누르고(止) 심청정의 고요함(定)에 이르는 수행으로서 사마타에서 止를 통해 定을 얻고 위빠사나에서 觀을 통해 慧를 얻어 열반에 이른다. 부처님도 사마타 수행후 위빠사나를 통해서 정각을 이루셨으며 사마타를 통한 위빠사나의 수행을 하는 것이 가장 빠르고 안전하게 열반에 이르는 길 이므로 사마타를 먼저 수행 하라 하신다. 이제 배운대로 평좌로 앉아 두눈을 감고 혀는 입천정에 가볍게 대고 가슴을 펴서 자세를 바로한 후 심호흡을 길게 두번하고 온몸에 힘을 뺀후 좌선에 들어갔다. 눈 을뜨면 대상이 보여 집중에 장해가 되기 때문에 눈을 감는다. 자세는 평좌도 좋으니 자기 편한대로 앉으라 하신다. 4,50여명이 좌선 수행에 열중이다. 나도 이제 용맹정진을 해야겠다며 들고나는 호흡을 찾아 나섰다.

평등스님은 비구니스님으로 1986년 출가하여 심리학을 공부하고 스리랑카 캘라니아 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졸업한후 준박사과정을 수료하고 미얀마 파욱센터 (사마타 수행에서 시작하여 위빠사나 수행을 거쳐 열반에 이르는 전 과정을 가르치는 유일한 센터) 에서 현재까지 수행하고 계신 분으로 호두마을 수련원에서 천여명이 넘는 수행자를 가르치셨다 한다. 자그마한 체구에 얼굴엔 항시 인자하고 온화한 미소가 떠나지 않는 분이시다.

코 끝 한군데에 의념을 두고 들고나는 호흡을 한순간도 놓치지 않고 주시하면서 호흡의 길고짧고 거칠고 고요함을 알아차리기 위해 왼쪽 코 끝에 마음을 두었으나 들락거리는 호흡을 따라서 함께 다니다 보니 바라보는 마음은 없고 거친 호흡만 홀로 씩씩대고있다, 9시가 지나면서 서서히 다리에 저림이오고 혼침마저 찾아와 머리가 제 자리를 잃어간다.

쉽게 볼 수 있도록 숫자로 나타낸 전자시계는 전자음으로 매 시간을 알려주고 있다. 아홉시의 소리를 아련히 들으며 혼침 속으로 다시 빠져들었다.

혼침과 망상속에서 다리의 통증을 참으며 11시를 지나 12시 소리를 듣고 눈을떠 주위를 살펴보니 아무도 없다. 혼자 앉아서 혼침과 망상으로 용맹정진 하였다. 숙소로 가는데 아팠던 다리는 없고 발걸음은 가볍다. 세벽 1시가 지나 잠이 들었다.

둘쩨날

3시 40분에 맟추어 놓은 알람시계 소리에 눈을 떴다. 침구 정리와 세면을 하고 대법당을 찾았다. 법당엔 스님을 비롯 많은 수행자들이 자리하고 있다. 4시예불이 끝나고 6시까지 새벽 좌선에 들어갔다. 어제는 평좌에서도 다리 통증이 많았으니 이제부턴 차라리 가부좌(반가부좌)로 않기로 하고 보조방석을 받쳐 앉았다. 간화선을 배워본다면서 결가부좌로 앉아 나를 찾아보겠다며 이뭐고 를 화두로 망상속에서 흉내를 내보았던 생각이 떠오른다. 사마타 수행이 보이지는 않으나 물질인 호흡을 대상으로 수행을 하게됨으로 간화선 보다는 다가서기가 좀 쉅지 않을가 하는 미련한 생각도 해본다, 마음이 호흡을 따라다니고 망상도 쉽게 떠나려 하지 않는다, 오만가지 마음이 시공을 초월하여 찰라간에 17번 일어난다 하니 어느 세월에 망상없는 자성을 보려는지, 06시 다리를 풀고 일어나 공양간을 찾았다. 식사는 오전 6시와 11시 그리고 오후 5시에 과일 주스가 나온다. 식사 도구로는 쟁반과, 국그릇, 밥그릇, 나무수저, 젓가락이 주어지며 식사후 각자 설거지후 자기칸 선반에 보관한다, 죽과 나물반찬들을 그릇에 담아 식탁앞에 앉아 공양을 시작했다. 식단으론 영양식 죽과 밥 국 떡을 비롯 여러종류의 다양한 나물반찬과 사과, 배, 포도, 바나나 등 과일이 종류별로 나오는등 수련생들의 영양 공급을 위해 많은 배려를 하고있다. 오후에는 공양간에 준비해 둔 여러종류의 음료수를 마실수 있다. 7시30분부터 오전수행 임으로 1시간여의 쉬는 시간을 이용 체험소감을 기록하고 집에서 매일해오던 108배를 했다. (수련이 끝날때까지 매일 행한 108배는 운동이 부족할 수밖에 없는 생활에서 큰 활력소가 되어 주었다) 7시30분부터 한시간 좌선후 8시30분부터 1시간동안 인터뷰가 있었다. 순서대로 돌아 가면서 수행결과를 보고하고 의문점을 여쭌다. 어제 밤에 혼침에 빠졌던 예기를 하였더니 용맹정진 하셨다며 앞으론 혼침을 즐기는 일이 없도록 하라면서 웃으신다.

9시30부터 11시까지 오전 좌선에 들었다. 조용한 수련장 안으로 빗소리가 들린다 11시 까지 집중하지 못하고 망상속에서 헤매다 공양간을 찾았다.

숙소에 돌아와 수련원에서 보시해준 책(있는 그대로 보는지혜)을 보며 쉬었다. 오후 1시에 법당에 들어가 5시까지의 좌선에 들었다, 20분이 지나자 거칠던 마음과 호흡이 조금씩 고요해 지면서 들고나는 호흡이 보이기 시작 한다. 이것도 잠시 뿐 다시 망상이 찾아오고 1시간30분이 지나자 호흡이 거칠어지며 다리에 통증이 오기 시작한다. 앉은 다리를 바꾸니 통증이 살아지고 호흡이 고요해지면서 집중이 이루어지나 싶더니 30분이 지나자 통증이 다시 찾아온다. 눈을 뜨고 자리에서 일어나 발소리를 죽이며 뒤편으로 가서 천천히 포행을 했다. 경행이나 포행은 각자 알아서 한다. 경행등을 하는 장소로 별도건물에 소법당이 있다.

10여분후 다시 좌선에 들어갔다. 여전히 호흡이 잡히지 않고 망상속에서 시간을 보냈다.

오후 5시 공양간에서 오렌지 주스를 한잔 하고 숙소로 돌아와 쉬었다. 6시부터 7시까지 사성제의 바른 이해를 강조하시는 스님의 법문이 있었다, 윤회란 나 라고하는 무명 때문에 윤회한다, 내가 있다고 하는 무명이 곧 윤회를 일으킨다, 무아를 체득하면 윤회는 없다, 삼법인을 체득하면 열반에 이를수 있다. 7부터 9시까지 저녁좌선에 들어 갔다 호흡을 따라 다니던 마음이 이젠 코 끝에 붙어 제법 호흡을 바라 보기도 한다, 망상이 줄어 들고 호흡이 다소 고요해지고 마음또한 편안해 진다, 그러나 잠시뿐이다, 가부좌의 다리는 한시간이 지나면 여전히 저려오기 시작한다, 앞자리엔 버마에서 수행을 하다온 냐냐스님(한국인)이 고목처럼 앉아 좌선하고 있는 모습이 보기에 너무나 좋다. 얼마후에 다시 버마로 수행를 하러 떠나신다고 한다. 금생에서 열반에 드시기를 마음으로 기원했다. 쾌종시계를 10분당겨 03시30분에 맞추어 놓고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한후 10시에 잠에 들었다.

셋째날

법당에는 벌써 스님이 와 계신다. 예불을 마치고 새벽 2시간의 좌선에 드렀다. 망상과 노닐다 여섯시 소리를 들으며 눈을 떴다. 마음을 멈추는 수행이 이처럼 어렵구나. 오전 수행에서 호흡이 깊어지면서 아랫배가 불룩거린다 복식호흡을 하고있는 것이다. 사마타 수행에선 복식호흡은 허용하지 않는다. 호흡이 다만 코에서만 들고나도록 해야한다. 다시 심호흡을 두어번 한후 마음을 코 끝에 두고 들고나는 호흡을 바라보며 집중 하기를 2,3분, 마음과 호흡이 고요함이 느껴진다. 인터뷰 시간에 스님은 5분, 10분으로 늘려가라신다, 11시 공양을 하고 나오니, 단기 수행자 4,5명이 떠날 준비를 한다. 코스모스를 비롯한 꽃들이 수련원 주변을 화사하게 장식하고, 연못에선 형형색색의 금붕어가 한가로히 노닐고 있다. 1시부터 오후 수행에 들어갔다. 두시간이 지나자 다리에 절임이와서 10여분 포행한후 다시좌선에 들었다. 4시부터 5시 사이에도 망상이 찾아왔으나 5분이상씩 집중이 되기 시작한다. 아쉬운 것은 한시간이 지나면 통증이 찾아와 호흡이 거칠어지고 호흡이 거칠어 지면 망상이 함께한다. 좌선중 통증이 4번이나 찾아와 발을 바꾸어 앉았다, 유독 나만 통증 때문에 힘이 드는것 같다. 오후 수행은 그런데로 집중을 할수 있었다.

저녁법문에서 몸과 마음을 가라 앉히고 평화를 얻는 수행법 가운데 사마타(일념 선정법. 止를 통해 얻은 定)와 위빠사나(중도 선정법. 觀을 통해 개발된 慧)두가지가 있으며 처음은 사마타로 시작해서 수행의 5장애인 감각적쾌락, 악의, 혼침과개으름, 들뜸과희한, 회의적의심 등을 누르고 심청정인 선정이 성숙되면 견청정을 위한 위빠사나 수행으로 지혜를 닦아 열반에 이르게 한다 하신다. 또한 사마타 수행은 불,법,승, 그리고 사무량심, 죽음에 대한 명상, 4대를 포함한 10가지 까시나(원판) 몸의 부정등 40가지가 있으며, 선정에서 얻어지는 것으로, 심청정과 5신통(신족,타심,천이,숙명,천안)등을 얻을수 있다고 하시며. 또한 수행의 목적은 잘 살기 위함이요, 잘 죽기 위함이다, 우리는 누구나 미지의 내일을 위해서는 많은 노력을 하고 있으나 확정 지어진 죽음을 잘 맞이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사람은 많지않다 하신다. 저녁수행은 별 진전없이 9시에 가부좌를 풀었다.

넷째날

알람소리에 눈을 뜨니 3시30분, 밖에선 빗소리가 추적추적 들려온다.

법당에 들어가 삼배를 올리고 오늘은 망상없이 수행에 전념하겠다며 다짐해 보았다. 4시예불을 마치고 세벽 좌선에 들었다. 어제 잠시 있었던 고요한 마음을 다시 찾겠다며 가부좌를 틀고, 오른쪽 코에 의념의 파수군을 두고, 들고나는 호흡 관찰에 들어갔다. 호흡의 길고 짧고 거칠고 고요한 상태를 알아차린다 면서 한편에선 망상과 노닐고 있다. 전자 음으로 간간히 흘러 나오는 죽비 소리와 경책 소리가 고요함 속의 망상을 일깨워 주곤한다. 6시를 알리는 전자음 소리가 들린다, 귀중한 시간을 이렇게 흘려 보내다니, 아침공양을 하고 7시30분부터 한시간 좌선후 스님과 인터뷰 시간이다. 잘하겠다는 의욕이 앞서면 오히려 망상을 부를수 있으니 모든 생각을 놓아 버리고, 오직 코끝으로 들락거리는 호흡만을 관찰하라 하신다. 인터뷰 중에 여 수행자 2명이 니밋타(빛)를 보았다고 한다. 스님은 집중이 좀 깊어지면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으로 관심을 두지 말고 무시해 버리라 하신다, 하찮은 것이라도 한번 보았으면 하는생각을 하면서, 두눈을 지긋이 감고 다시 2시간 30분의 좌선에 들어갔다. 수행하다 죽은 사람은 없으며 죽게되면 행복한 죽음이 된다는 스님의 말씀이 생각난다. 1시간 반이 지나면서 망상과 다리아픔이 조금씩 찾아 왔으나, 30여분간 큰 망상없이 호흡에 집중할 수 있었다. 11시 점심 공양은 좀 편안한 마음으로 먹었다. 물을 먹으면 배에서 출렁거리는 소리가나 사무국장님에게 과일주스를 한병 얻어와 숙소에 두고 식사후에 물대용으로 조금씩 먹었다 물은 수련이 끝날때 까지 먹지않고 과일주스 한병으로 해결했다. 오후수행은 4시간을 앉아 있기로 마음먹고 좌선에 들었다. 20여분동안 망상을 스스로 일으켜 노닐다 코끝에 집중하면서 호흡을 찾아 들어갔다 망상을 차단하고 들고나는 호흡만을 바라보며, 길고짧고 거칠고 고요함을 챙기면서, 시간을 보낸다. 깊지는 않으나 호흡이 고요함과 거치름을 반복하면서, 2시간이 흘렀다. 단골 손님인 통증이 서서히 찾아오면서 호흡이 거치러진다. 오른다리를 내리고 왼다리를 올려 놓았다. 호흡이 금방 고요해진다, 이렇게 다리를 바꾸어놓기를 다섯번 3시간반이 지나면서 몸의 자세가 흐트러 진다. 다섯시를 알리는 소리가 들린다. 심호흡을 했다. 다리를 바꾸어 가면서 앉기는 했으나, 나에겐 4시간의 좌선은 너무 고통스러운 시간이었다. 아 해냈구나, 그러나 무었을 해 냈다는 말인가, 가소로운 생각이든다.

저녁 법문은 사마타 수행에 대한 사무량심인 자애관, 사보호명상, 근접삼매 몰입삼매(색계4선 무색계4선), 4대명상 수행에 대한 법문을 듣고, 9시까지 망상속에서 다리아픔을 호소하면서 앉아 있었다. 한순간에 마음은 하나로써, 한 순간에 하나의 대상에 대하여만 아는 마음이 일어나기 때문에 망상이 자리한 곳에 마음은 발 붙일 곳이없다. 나처럼 근기가 약한 사람은 어쩔 수 없나보다. 창문을 통해 빗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린다.

다섯째날

3시에 눈을떴다, 자리를 정리하고 세면을 한후 3시 30분에 법당을 찾았다, 남자셋 여자네명이 좌우로 앉아 좌선중이다. 법당과 공양간등 에서도 남, 여의 자리는 철저히 구분한다.

세벽 좌선은 큰 망상없이 2시간을 보냈다. 아침공양시 송편을 먹으면서 오늘이 추석임을 알았다. 집 생각이 잠시난다, 명절에 가장 없이 모여있을 식구들을 생각하며 미안한 마음이 든다. 5학년 손녀가 추석에 함께 놀아주지 않는다며 칭얼대던 모습도 생각난다. 8시경 스님이 부처님께 과일공양을 올리고 수련생 모두 잠시 각자의 발원을 했다,

오후 4시간 동안 다시 호흡에 매달렸다. 마음이 조금씩 고요해진다. 한시간 지나면 다리를 바꾸어주고 2시간이 지나면 경행을 십여분 하였다. 5시 음료수를 한잔하고 밖으로 잠시 포행을 했다. 아름다운 산들이 양 옆과 뒷편으로 평풍처럼 둘러있고, 옛날 사찰터 였다는 이곳에 수련원이 자리하고 있다. 3,600여평의 부지에 수행 시설물이 10여동이 있으며 넓은 주차장등 부대시설이 잘 가추어져 있다. 옆쪽엔 민가도 두어채 보인다. 길따라 오르니 호두나무와 밤나무들이 줄지어 있고, 알밤이 바닥에 딩굴고 있다. 물질과 정신인 마음은 89가지 마음의 부수는 52가지인 즉 오온과 사성제 등에 대한 법문을 들은후 저녁 좌선에 들어갔으나 집중이 되지 않는다. 우리의 마음은 시공을 초월하여 찰라간에 17번 일어난다 하니 어느 생에 망상없는 자성을 보려는지, 8시가 지나서 좀 일찍 숙소로 돌아왔다. 집사람이 간식으로 먹으라며 넣어준 미수가루를 마다 하고온 생각이 났으나, 하루 2식에도 배고픔은 느껴지지 않는다. 오늘 단기 수련을 위한 사람들이 십여명 넘게 들어왔다.

여섯째날

3시30분에 발소리를 줄여가며 법당에 들어서니 7,8명이 좌선중이다. 예불이 끝나고 새벽 좌선에 들어갔다. 스님도 새벽에 2시간 저녁에 2시간을 우리와 함께 좌선하신다. 자리에 미동도 없이 앉아계신 스님을 보면서, 고요와 안정 평안한 마음으로 무색계의 정에 머물러 계시리라. 좌선 흉내를 내고앉아 망상과 고요함을 번갈아 느끼면서 2시간을 보냈다. 5장애가 나의 육신과 마음에 가득 하니 감히 수행 연습이 가당찾은 일일런지. 8시30분 인터뷰시간에 망상과 다리 통증이 심하다며 때를 썼다, 다리의 통증은 나만의 고통이 아닌가 보다, 인터뷰 시간에 몇사람이 통증을 호소한다. 스님께선 통증은 바라보며 통증 통증 하면 사라지니 엄살부리지 말고 참으라 하신다. 그러나 참기가 어려우면 자세를 바꾸어 주고, 계속되면 잠시 포행 후 다시 시작 하라신다. 망상이 일어날땐 심호흡을 두어번 하면 사라지니 계속 코끝의 호흡을 주시하라고 하신다.

11시까지 좌선에 들었다 이번에는 왼쪽 코 끝에 의념을 두고 드나드는 호흡에 집중했다 마치 바람이 터널을 들고나는 현상이 얼마간 지속된다. 점심공양을 한후 단기 수행자들이 떠나는 모습이 보인다.

오후1시부터 5시까지는 너무 어려웠다. 혼침과 함께 산란한 마음이 지속되었다. 2번이나 일어나 경행을 한후 마음을 추수렸으나 잡을 수가 없다. 다른 사람들은 미동도 않고 잘들 하는데 나는 왜이리 어려울까. 망상은 내가 스스로 일으켜 짓는다고 한다, 다만 찰라간의 일이므로 인식치 못할 따름이다. 무명으로 인해 나 일 수 밖에 없는 그러기에 번뇌속에서 살아갈 수 밖에 없다. 음료수를 한잔 먹고 6시부터 원인과 결과에 대한 연기, 우리몸의 잉태 과정등에 대한 법문을 듣고 저녁 좌선에 들어갔다. 9시까지 2시간 동안은 망상과 고요함 속에서 보냈다.

일곱째날

알람소리에 눈을 떴다, 3시30분 아침좌선에 들어갔다. 왼쪽 코끝에 의념을 두고 들고 나는 호흡에 집중하면서 알아차림을 하다 의식만을 집중 챙겨 보았다. 오전수행도 집중과 망상을 거듭했다. 11시 정심 공양을 하고 30여분간 잠을잔후 1시30분에 법당에 들어갔다. 5시까지 3시간 30분동안 통증을 참기로 결심하고 앉았다. 망상과 고요함이 오락가락 한다. 2시간반이 지나면서 통증이 서서히 오기 시작한다. 주기적으로 찾아온 통증은 3시간이 넘으면서 참기힘든 고통으로 닦아왔다. 바라보며 통증 통증 하다가, 내 숙세의 두터운 업장탓이니 참아야지, 아플놈이 없는데 무었이 아프다는 말인가, 부처님도 고통은 저절로 일어나 저절로 살아진다 하셨는데, 엄살하지 말아라, 너에게 결코 지지 않는다, 30여분간 크고작은 통증을 참고나니 아픔이 조금씩 가라앉는다. 그리고 남은 30분 동안은 다시 통증이 오지 않는다. 아팠던 나는 어디에도 없다, 누가 그처럼 아팠단 말인가, 나라고 하면서 고통스러워 했던놈은 도대체 어디에 있단말인가, 내가 있다면 설마 고통을 받아 드렸을까, 그렇다면 나는 어디에도 없다는 말인가. 3시간반을 가부좌(반가부좌)로 앉아 보았다. 이제 부터는 자세에 연연하지 않고, 호흡에만 열중하기로 했다, 6시에 위빠싸나 세번째로 도와 비도, 탐,진,치,삼독, 근,경,식의 12처와 18계 등에 대한 법문을 듣고 7시부터 9시까지 좌선에 들었다. 숙소로 가는길에 가을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다, 샤워를 한후 10시에 잠이들었다.

여덟째날

잠에서 깨어나 한참 있으니 쾌종시계가 세벽 3시반을 알린다. 밖에선 빗소리가 제법 요란하게 울린다. 난방이 들어와 등짝이 따뜻하다, 밖앗 공기가 조금 차가움이 느껴저 얇은 내의를 입고 4시부터 새벽 좌선에 들어갔다, 의념을 코끝에 두고 들고나는 호흡을 관찰 했다, 호흡은 거칠던 고요하던 그대로 두어야 하며 의도적으로 조정 해서는 안된다. 집중이 이루어지면 호흡은 스스로 고요해 진다. 마음과 호흡이 고요해 지면서 편안한 상태가 10여분 지속되다 다시 호흡이 거칠어지기를 반복 한다. 자세가 바르지 못하거나 몸이 편안하지 못하면, 호흡이 거칠어지고 집중도가 떨어진다. 1시간이 지나자 다리에 절임이와서 바꾸어 주었다, 마음이 편안해 지면서 호흡에 집중이 이루어진다. 아침수행은 비교적 괜찮았다, 공양간에 가는길에 평등스님을 만났다, 많이 피곤하시죠 위로 말에 예 라고 대답했다. 죽식과 바나나를 하나 먹었다. 인터뷰가 끝나고 9시30분 부터 결과부좌를 하고 앉았다, 어느때보다 정신이 맑다, 호흡이 길어지면서 미세해지기 시작한다, 고요함이 지속된다. 20여분이 지나면서 머리윗쪽에서 둥그런 빛이 나타났다, 빛은 점점더 강렬해져서 바라볼수가 없다, 1-2분 지속하다 사라진 빛은 처음보단 약하게 3,4회 더 나타났다가 사라졌다. 남들은 자주 나타난다는데 나는 처음본 경험이라 신기하게 느껴졌다, 저녁 수행은 위빠사나 16단계까지이고, 수행지도는 11단계까지, 그리고 무아, 윤회 등에 대한 법문을 들었다. 좌선에 들었으나, 망상속에서 시간을 보냈다. 오늘도 단기 수행자가 들어왔다.

아홉째날

시계를보니 2시40분이다, 일어나기가 싫어 쾌종시계가 울릴때까지 누워서 기다렸다. 4시 예불을 마치고 오늘 다시한번 빛을 보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좌선에 들었다. 십여분간 과거와 미래를 오가며 망상과 노닐다 호흡에 집중했다, 호흡이 보이기 시작한다. 거칠던 호흡이 점점 고요해 지면서 미세하게 변해간다. 시간이 흐르면서 호흡이 정지된 상태로 계속된다. 표현하지 못할 고요하고 편안함을 느낀다. 2,30분동안 제법 몰입현상이 계속된다. 다시 호흡이 서서히 거칠어지다 미세한 호흡으로 변해간다. 망상이 잠간씩 찾아와 기웃거린다. 망상은 알아차리면 잽싸게 달아난다. 한시간 반이 지나면서부터 다리에 절임이 오기 시작한다. 호흡이 조금씩 거칠어진다. 이러기를 반복하다 6시를 알리는 시계소리를 들으며, 가부자를 풀고 좌복에 무릅을 꿇고 오래동안 업드렸다. 새벽수행은 제법 긴시간을 집중할수 있었다. 아침 공양은 호박죽이 나왔다.

8시30분 인터뷰 시간에 수행중에 찾아온 망상들을 예기한다, 어제 온 사람에게 수행을 좀 하셨냐는 스님의 물음에, 자신은 대학교수로 있는데 망상은 전혀없다고 대답한다, 스님은 세간속에 살아가면서 망상없는 사람이 있겠느냐, 나 라고하는 자체만으로도 망상이라며, 생활속에서 항상 겸손 할줄도 알아야 한다고 하신다. 빛을 본것과 아침 수행에 대하여 보고 드렸더니 스님은 빛은 호흡에 몰입하면 누구나 나타나는 현상으로 마음에 두지 말라하신다, 집중이 깊어지면 둥그런 니밋타(빛)가 코옆에 달라붙게 되는데 30분 이상 지속되어야 하며, 그때부터는 니밋타 에만 집중 몰입해 들어간다고 하신다. 지금은 오직 호흡에만 집중하라고 하시면서 20여분 동안 집중 수행은 잘 했다 하신다. 11시 공양을 마치고 숙소로 가는길에 옆자리에서 9일간 함께 수행했던 나와 동연배로 보이는 사람이 조그마한 소리로 지금 돌아 간다고 한다. 나도 함께 밖으로 나와 9일만에 처음으로 인사했다. 서로가 묵언 중이니. 그동안은 본인도 위빠사나를 수행 했는데 사마타를 먼저 배워야 겠다면서 11월에 다시 오겠다고 한다. 다시 만나자며 손을 잡았다, 9일간의 정이 서운함을 더한다.

숙소에서 자리를펴고 두러누워 낮잠을 청했다. 평소 집에서보다 적은양으로 하루 2식을 해도 배고프다는 생각은 없다. 심한 피로는 느껴지지 않아도 육체는 많이 피로해 있으리라, 30분도 체 못되어 눈이 떠진다, 책을 보면서 시간을 보내다 2시부터 오후 좌선에 들어갔다. 20여명이 수행에 열중이다, 망상이 몰려온다, 한시간이 지나자 호흡이 거칠어지면서 통증이 온다. 발소리를 죽이며 뒷자리로 가서 포행을했다. 이러기를 반복하다 5시를 맞이했다,

공양간에는 함께10일간 수행중인 분이 혼자서 음료수를 들고있다. 서울 정릉에서 살고 73세란다. 사마타(화두선)를 10여년 수행하다 몸이 아파서 계속 쉬다가 이번 수행에 참석 했다고 한다. 얼마나 열심히 수행하는지 나에겐 큰 귀감이 되었었다. 6시예불후 마지막으로 10바라밀에대한 법문을 마치시고 ‘이제 소를 끌어다 물가에 놓았으니 물을 먹고 안먹고는 소가 알어서 할 일이다’ 하신다. 가는 길을 가르쳐 주셨으니 이제 열심히 찾아 가야 할터인데, 이제 업장 탓만 하고 있을수는 없는데. 좌선에 들었다 마음이 산만하여 집중하기가 어렵다. 두시간동안 망상을 즐기다 보니 찾으려던 빛은 어디에도 없었다. 9시에 숙소로 돌아왔다. 샤워를 하고 두다리를 펴고 누웠다. 방 바닥이 따뜻하다. 호두마을의 마지막 밤이다. 지난 9일동안을 잠시 회상해 본다. 호흡을 어떻게 찾아야 하는지, 마음을 어디에 두고 알아차려야 하는지, 고요함을 찾는다며 망상을 피우던 일, 망상을 쫒다가 함께 노닐던 일, 나에게만 지긋지긋하게 따라다니던 다리의 고통, 새벽좌선의 신선함, 집중속에서 고요함의 기쁨, 항상 조금이라도 알려 주시려고 애쓰시는 스님의 자상하고 인자한 모습. 인터뷰를 통한 의문의 해결, 친절하게 보살펴준 사무국 관계자분들, 공양간에서 자원봉사로 식사준비에 애써주신 공양주분들, 수련하기에 부족함없이 잘 갖추어진 시설물들, 함께 앉아 정진하던 모든 분들. 스님의 가르침을 제대로 알아 차리지 못한 나의 무지. 많은 생각을 하면서 잠을 청했다.

마지막날

3시에 눈을떴다, 몸이 나른하다.

예불을 마치고 세벽 좌선에 들었다. 창문을 통해 빗소리가 자장가 처럼 들려온다. 오늘이 마지막 수행이니 좀더 집중을 해야지 하는 생각으로, 코 끝에 마음을 두고 들고나는 호흡과, 알아차림에 열중해 나아갔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집중력이 흐려지고 망상이 들어온다. 아침공양을 끝내고, 숙소의 화장실과 방청소를 했다. 아침 7시반부터 한시간의 수행도 들뜸 속에서 보냈다. 8시반에 20여명이 둥그렇게 앉았다, 스님께서 그동안 자신들의 소감을 허심탄해 하게 이야기 해보라 하신다, 돌아 가면서 자기 소개와 10일간 수행의 소감을 이야기했다. 제주도를 비롯 전국각지 에서 찾아왔다, 스님은 집에 돌아가서 방일 하지말고 매일 최소 3시간 보통은 6시간씩 수행하도록 다시 또 당부 하신다. 좌담회를 마치고 대법당등 청소를 했다. 점심공양을 한 후 스님 처소를 찾아 스님께 감사의 삼배를 드렸다. 수고했다며 돌아가서 궁금한점 있으시면 언제든지 문의하고 열심히 수행 하라 하신다. 스님을 비롯 호두마을 모든분께 다시 한번 감사드리고 콜밴 택시에 4사람이 함께탓다, 올때 타고온 기사분이다. 수행담을 애기하다 눈을 감았다. 피로가 찾아온다. 10일동안 도대체 무엇을 찾아 해매이다 돌아가는가, 나라고 하는 망상을 껴안고 어찌 평온과 고요함을 찾을 수 있겠는가. 그러나 나에게는 참으로 귀중한 10일간의 경험을 안고 간다. 우리일행을 태운 차는 가을이 익어가는 들역을 따라 빗속으로 천안역을 향해달린다.

 

     나무 마하반야바라밀

        도림  김 호 택 합장

 


마을지기   07-10-09 09:57
수행체험기를 읽고

10일간 아주 열심히 수행하시는 모습을 지켜보았습니다.
가족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셔야 할 명절을 이곳에
오셔서 짧은 시간이지만 정진하려 애쓰시는 모습들을 뵐 때 
저 또한 지도하는 보람을 느끼곤 합니다.

주어진 인연 즉 지어 놓은 업이 출가자 보다는 약해서
세속에 살아 가고 계시지만 언젠가는 그 업이 자라서 반드시
좋은 열매를 맺기를 기원합니다.  설령 지어 놓은 인연이 많아 출가를
했다 하더라도 수행을 하지 않는다면 그 또한 좋은 결과를 가져 올 수
없듯이, 비록 재가자로 사시더라도 작은 인연을 소중히 생각하여 열심히
가꾸어 나가신다면 그 보다 더 가치 있는 일은 없을 겁니다.
그래서 저는 이곳을 찾아 오시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씨앗을 심을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된 것을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늘 건강하시고 조금씩이라도 매일 정진하셔서 아름다운 삶
멋진 수행자가 되시길 기원합니다. 

좋은 날 되십시요.
도림   07-10-09 21:09
평등 스님 감사합니다, 열심히 노력 하겠습니다.
 항상 건강하십시오.

    도림 김호택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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