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 호두마을에서의 7박8일간의 체험기.
  글쓴이 : 지금이순간     날짜 : 09-07-17 21:59     조회 : 70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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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두마을에서의 7박8일의 위빠싸나 수행의 체험기

2009. 7. 2 (1일째)

천안의 호두마을은 올해 초에 다녀올려고 벼르섰는데 차일피일 미뤄지다가 오늘에서야 떠나게 되었다. 여행이라는 것이 바로 떠나지 않으면 자꾸 가기가 힘들어져 더 늦어지게 마련이다

아침 일찍이 여행 준비를 마쳐놓고 고용 안정 센터를 다녀왔다 작년 말부터 건설업계의 구조조정이 이여 지더니 올해 들어 타일일이 많이 줄어들었다

마침 이사도 하게 되어 어영부영 순식간에 몇 개월이 지났다 그 중간에 실업급여를 신청하여 받고 있었고 오늘이 상담일 이였다

담당직원과의 상담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대충 집 정리를 하고 구포역으로 향했다 어쩌다 지하철을 타면은 지하철 안에서도 항상 수련을 한다

이것도 하나의 습관이 되여 순간을 놓치지 않을려고 내 나름대로의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도가 무엇인지, 도를 찾을 려는 이놈이 과연 무엇인가? 간혹 한번 씩 떠오르는 대답 없는 메아리를 들을 려고 이렇게 한번 씩 떠나곤 한다 지금 가는 이 길도 그의 해법을 찾을 려는 과정의 일부이리라

그러나 몇 년 전 계룡산의 어느 수련원에 갈 때는 마음속 고통과 괴로움을 극복하기 위해 몸부림을 치면서 떠난 순간들 이였고 지금은 그보다는 조금 나아져 무엇인가를 확인 하기위해 떠나고 있다

책을 통해 독학으로 위빠싸나를 배웠기에 확실히 검증된 선지식의 고견이 절실히 필요했고 수련의 효율성을 높이고 멈춤 없는 연속성을 가지기 위해서 꼭 가야 할 길 이였다

위빠싸나에 관한 선지식의 저서들을 통해 지금의 순간을 관찰하는 것이야말로 어떠한 수행 방법보다 뛰어나다는 것을 알았다

진리가 나를 필요한 것이 아니라 내가 그것이 필요하기에 부단한 노력과 적극적인 다가섬만이 그 진리를 맛 볼 수 있으리라

조금 일찍이 구포역에 도착한 나는 대기실에 진열 되어 있는 교훈이 담겨 있는 글 들을 보았다 주로 부처님과 불법에 관한 글이 많았는데 그중 하나가 기억 나 옮겨 보면

명성이 자자한 어느 현자가 동굴에서 식사를 하기 위해 감자를 굽고 있엇다 씻지도 않았고 감기가 들었는지 콧물도 줄줄 흘러 모습이 별로였다

그때 그 나라의 왕이 동굴로 들어와 현자를 불렀다 몇 번을 불러도 현자는 고개도 돌리지 않았다 왕은 화가 조금 났지만 어쩔 수 없기에 스스로 현자앞으로 다가갔다 왕이 어찌그리 아는 체도 안하느냐고 했는데 그때야 현자가 내가 왜 아는 체를 해야 하나고 하니 왕이 좀 머쓱했다 그때 현자는 구운 감자를 먹는데 콧물이 줄줄 흘러 감자와 같이 먹고 있엇다 그래서 왕이 콧물이나 좀 닦으시지요 했다 그러나 현자는 흥 누구 좋아라 할려고 코를 닦나 했다

이야기는 여기서 끝났지만 내 가슴에 와 닿는 것이 많았다 밑에 해설을 살펴보면 우리네 인생이 거의 남의 눈을 위해 사는 것 같다고 했다

남을 위해 봉사를 하면서 살면은 이런 교훈도 필요치 않는데 남이 나를 어떻게 볼까 싶어 남의 눈높이에 맞추다 보니 내 삶이 순탄 하지 않는 것이다

체면을 보존하기 위해 필요 없는 일을 무리 하게 하고 꼭 해야 할 것 들은 방치를 하는 일이 너무 많기에 그것을 경계하라는 이야기였다 지나간 내 인생살이를 완전하게 궤뚫은 교훈 이였기에 무척 공감을 했다

어느새 시간이 다가와 나는 개찰을 하고 해운대발 서울행 열차에 올라가 자리를 잡았다 내가 가는 그 길에 나에게 도움이 될 만한 무엇이 있다면 어느 곳이던 가봐야 하겠지

이번에 가는 이 길은 외곽에서 중앙핵심으로 다가가는 듯한 느낌이 관찰되었다 이 느낌도 관찰대상의 중요한 하나의 당처다

부산을 출발 할 때 그렇게 화창하던 날씨가 대구를 지나면서 점차로 어두워 졌다 열차가 왜관을 지날 무렵 결국 빗줄기를 보이기 시작 하는데 열차 지붕을 드세게 때릴 정도로 폭우로 변했다

구미에 다가서니 어느새 비는 걷혀 있었고 구미를 지나 김천에 도착했을 때는 또 다시 장대비가 쏟아졌다

다시 황간 에서는 비 온 후의 맑은 하늘이 대지를 밝게 만들고 있었다 저 멀리 높은 산에서는 안개 같은 수증기 들이 넓은 지역에서 피워 올랐다

이제는 비가 그쳤구나 하고 있었는데 대전을 지나니 다시 하늘은 온통먹구름에 가리워져 있었고 굵은 빗줄기 들이 연신 차창과 지붕을 마구 때리고 있었다

마치 우리네 인생사 일기를 보여 주는 것 같았다 조치원역에 들어섰을 때는 언제나 그런 듯 맑은 하늘 이였다

천안역에 내린 나는 폰으로 콜밴을 불렀다 이 차는 호두마을 지정 콜밴으로 차량을 가져 오지 않은 수행자가 이용하기로는 아주 편리 했다

사무실에서 간단한 등록을 하고 지정 된 방으로 들어가 간단한 복장으로 옷을 갈아입었다 1인1실이라 아주 편하게 지낼 수 있을 것 같았다

수행자의 경제적 부담을 고려해 최소한의 수행보시금을 책정한 흔적이 보였다 이윤을 추구 하지 않고 오로지 수행자의 도와 과의 성취를 위해 보시하는 마음도 보였다

수행자의 공부를 위한 최소한의 시설로 과다한 경비를 줄임으로써 결국은 수행자의 부담이 줄어들어 더 자주 찾게끔 되어 있는 선순환을 일으키고 있었다

수련비와 오고 가고의 경비를 더하면 족히 25만원은 들 것 같았다 지금 내 형편에서는 적은 돈이 아니지만 아깝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다

여기가 좋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서 그런지 내 손을 떠난 것에 대해 일체의 미련이 생기지 않았다

금요일인 내일부터 정기 프로그램이 시작 된다고 오늘은 자율수행을 하도록 사무장님이 나를 유도 했다

여태까지 나는 수련이라는 말을 섰었는데 여기서는 수행이라는 말을 많이 쓰길래 나도 앞으로 수행으로 바꿔 쓰기로 했다

1층은 수행자가 머무는 작은 숙소들이고 2층이 언제나 항상 깨어 있도록 나를 채찍질할 대수행홀 이였다

책으로 나마 수련방법을 조금 알기에 나는 수련을 하기위해 2층으로 올라갔다 수행자 몇 분이 계셔서 수행을 하시는데 정말 조용히 그리고 열심히 하시는 듯 했다

수행홀의 전면부에 작은 불상이 모셔져 있었다 나를 믿지 마라, 그냥 여기 와서 보기만 하라고 하신 분이시다 다른 것은 몰라도 그 말씀이 나를 한없이 이 공부를 하도록 만드셨다

불상 앞에서 삼배를 올리고 나도 조용히 자리를 펴고 앉았다 좌선과 경행을 번갈아 하면서 10시에 숙소에 내려왔다

얼마 전 까지 3시간을 버티던 좌선이 30분을 견디지 못하고 다리를 풀었다 오무렸다를 반복 하는데 집에서부터 이런 현상이 두드려 졌다

2달 전부터 눈을 감고 외발로 오래 서기를 시도 했는데 아마도 그 운동이 영향을 미치는 것 같았다

눈을 감고 서 있다 보면 마지막 무렵에 사타구니와 허벅지에 엄청난 압박을 받는다 그때 사용되는 근육과 앉을 때의 근육이 상충 되는지 않나 싶다

방에 들어가 씻고는 조금 앉았는데, 나 혼자서 세상과 동 떨어진 듯한 서글픔도 없었고, 좋은 그 무엇을 잡은 양 들뜸도 일지 않았고, 내일부터 열심히 해보자는 각오도 없었다

그냥 집에 있는 것이나 별반 없는 마음이 포착 되었다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음을 아는 알아차림 이였다

혼자 있을 딸애생각도 나지 않았다 지금은 잠깐 생각났지만 이내 잊혀 진다 어차피 인간은 홀로다 아무리 좋아하고 사랑하고 미워하고 죽네 사네 해봐도 결국은 혼자 사라짐이다

내가 그것을 아는데 구태여 서로에게 메일필요가 있겠나 항상 이런 마음자세로 생활 하다 보니 딸애도 메임을 초월하기 위해 노력중이다

미운 애 떡 하나 더 주고 고운 애 매 하나 더 준다는 우리의 격언이 정말 깊은 뜻이 있는 격언이다 라고 새삼 느끼곤 한다

어줍짢은 정 따먹기에 인생을 소비 시키지 않고 일찌감치 정신적 독립을 통해 영적인 수행을 하도록 하는 게 오히려 딸애를 진정으로 사랑 하는 게 아닌가 싶다

폰의 알람을 3시40분에 맞추어 놓고는 이제 잘까 싶어 불을 끄고 누웠는데 방안으로 달빛이 가득 쏟아져 들어 왔다 창밖을 보니 둥근달이 보여 오늘이 보름 전후인가 싶었다

가끔 적막을 깨는 이름 모를 새소리만이 있는 고요함 속에서 문득 나는 지금 무엇을 하는가 알 수 없는 의문을 던지는 나를 바라보고는 몇 자의 단어 가 떠올라 달빛을 전등불 삼아 잘 보이지 않는 글을 썼다 물론 이순간도 바라보는 것을 잊지 않는다 이것도 알아차림이리라

근데 나중 알고 보니 둥근달이 아니고 수행원 주변을 비추는 둥근 형의 가로 등 이였다 이렇게 호두마을의 첫날은 흘러갔다

7. 3 (2일째)

일하러 갈 때는 5시 이전에 일어나야 할 때도 더러 있었는데 오늘 같이 수행을 하기 위해서는 4시 이전에 일어나는 것도 가뿐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아침에 세수를 하고 양치하는 것을 알아차리고 2층 수행 강당으로 올라갔다 이미 두 분이 수행을 하고 있었는데 한 분은 경행을, 한 분은 좌선을 하고 있엇다 어지간히도 부지런히 수행을 하시었다

나도 좌선을 하다가 절반은 경행을 하면서 수행에 물들어져 갔다 아침공양

을 알리는 종소리에 어느새 발걸음은 공양 간을 향해 가고 있었다

집에서도 걸을 때는 완전히 알아차림을 못하지만 알아차림을 해야지 하는 생각은 거의 하면서 걷는다

일종의 습이 되어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부처님이 가셨던 길을 부처님께서 보여 주셨지만 내가 가야 할 길을 내가 가야만이 나의 길이 될 것이다

여태 까지는 아침을 별로 찾아 먹질 못했다 그래서 집에 있어도 아침은 먹다가 말다가 했다 그런데 이런 곳을 오면은 괜스리 먹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아침공양은 검은 죽 이였다 가끔 한 번씩 가는 뷔페의 죽처럼 생겼다 죽 한공기와 동치미 약간을 대접에 담아서 밥상에 앉았다

디저트인가 바나나도 덤으로 챙겨 먹었다 공양을 끝내고 방에 잠간 둘러 책을 보았다 어제 사무실에서 준 호두마을 계간지인데 내용이 아주 좋았다

첫 번째의 이야기 “버리고 없애는 삶의 경”의 “쭌다여”를 보면은 부처님 께서 얼마나 세밀하고 자세하게 말씀하시는지 그 자상함에 머리가 절로 숙여 진다

경 이라고 해봐야 읽은 것이 별로 없으니 이러한 경의 내용을 보면 그저 신기 했어 자꾸만 봐 지는 것이다

그리고 두 번째의 이야기 “우 떼자니아 사야도”님 의 말씀도 굉장히 와 닿았다 이런 분이 계신 것도 처음 알았고 이런 글도 처음 이였다

그래도 수행을 해야지 하는 생각이 나 책을 그대로 펴놓고 2층 수행홀로 올라갔다 먼저 경행을 하다가 좌선을 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 갔다

경행도 자주 했던 터라 “올리고· 밀고· 놓고” 가 잘 되었다 어느 정도 경행을 하다가 앉아서 좌선으로 방향을 잡고 하다가 또 경행을 하고 그러다가 좌선을 하고 있는데 점심공양을 알리는 종소리가 들렸다

오늘 마지막 음식이라 안 먹기가 어렵다 5시에 쥬스 한잔정도 만 허용이 된다고 했다 계율에도 정오이후에는 음식을 먹지 않는다고 정해져 있다

공양 간 가는 길에 경행은 자동적으로 행해진다 점심공양을 끝내고 잠시 숙소에 둘러 아까 보던 책을 다시 들고는 읽었다 갈수록 새겨들을 내용들이였다

오후에도 수련일과는 마찬가지다 오전에는 경행과 좌선을 자주 바꾸어 했었다 조금 번거로운 것 같아 좌선을 늘리기로 하고 수행에 임했다

언제라도 그렇치만 번뇌가 들끓으면 수행을 하기가 싫어진다 더군다나 지금은 완전히 자기의지에 의해 수행하는 시간이라 더욱이 그런 마음이 일어난다

이럴 때의 대처방법이 아주 간단하다 싫어하는 그 마음을 무시해버리고 계속 진행하는 것이다 안하면 어쩔껀데 누구도 이런 과정은 겪고 지나갔을 것이다

집에 있을 때에도 시간이 나면은 수행을 우선적으로 할려고 무척 애를 쓰는 편이다 잘되던지 잘 안되던지를 막론하고 먼저 앉고 볼 일이다

이제는 싫어하는 그 마음을 먼저 알아차림으로 수행을 즐겁고 재미있게 이끌어 나가야겠다

오늘은 주말을 이용한 수행자들이 들어오는 날이다 청정한 도를 찾고자 주말의 달콤함을 뿌리치고 많게는 수백키로의 거리를 마다않고 찾아 왔을 것이다

7시에 능혜스님의 주재로 입제식을 하는데 스님의 말씀이 어찌 그리 내인생 좌표와 맞는지 고개가 계속 끄덕거려졌다

생활을 단순하게 꾸려가는 게 좋다는 말씀이나 인간은 어차피 자기 혼자라는 말씀은 현재의 내 생활방식의 일부이다 수없이 많은 인생의 좌절 속에서 터득했던 것들이라 잊을 수가 없다

주위의 인간관계들도 저절로 정리가 되어 지고 이해에 얽힐 만한 일 들이 거의 없는 담백한 삶들이 이여지고 있음도 알고 있다

오늘 새벽부터 하루종일 등을 세워 수행 하느라 등짝이 아팠는데 지금 이순간 스님이 법문 하시는 것을 알 수가 있고 스님의 모습을 보고 있다는 것도 알아차림이 되고 말씀을 들음도 알아차려지고 있었다

그것도 선명하게 지속적으로 알아차림이 잘 되었다 스님을 본다는 것을 알면서도 법문의 내용도 충분히 이해가 되었다

그런데 이것이 맞는 건지 알 수 없어 내일 인터뷰때 꼭 여쭈어 봐야 할 것 같았다

스님의 법문이 끝나고 모두들 수행에 들어갔다 얼마나 했는지 몰라도 다리가 저리고 등이 아파서 오늘은 여기 까지만 하고 일어섰다

수행홀의 불을 끄고 2층 계단을 내려오는데 수행자 한분이 다시 2층으로 올라가는데 꼭 수행을 할려고 가는 것 같았다

순간 다시 올라가 수행을 할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순간이 포착 되어 지는데 욕심인 것 같았다 남에게 지기 싫어하는 마음이 보였다

뭔가 빨리 이룰려고 욕심내어 수행을 하지 말라고 하신 능혜스님의 조금 전 말씀이 생각났다

사실 오늘만 해도 새벽4시에 시작해 저녁 9시30분 까지 했으니 무려 17시간 이상을 수행을 했다 걸음도 많이 걸어서인지 발바닥이 화끈거려 불이 날 지경이였다

숙소에 들어와 책을 잠간이라도 보고 잘려고 엎드렸는데 그때쯤에 배가 고파 왔다

7. 4 (3일째)

4시에 수행홀에서 스님의 선창으로 부처님께 예불을 올리고 수행이 시작 됐다 여기는 절이 아니고 명상센터 이기에 부처님께 간단하게 예불을 드린다고 하셨다

왠지 수행이 잘되지 않았다 앉아서 좌선을 하면 20분도 안되어 다리가 저려오니 집중을 할 수 가 없었다

발이 저린다는 것은 피의흐름이 약해지는 것이다 이러면 몸속의 요산치가 올라 갈 수 밖에 없는데 통풍의 재발이 염려스러워 발을 뻗어야 했다

그럭저럭 아침공양 시간이 다 되었다 배도 고프고 죽을 한 그릇 먹고는 힘을 내보자는 생각을 하면서 공양간으로 향했다

다시 수행홀에서 수행을 해보지만 그래도 수행이 잘 안되었다 경행도 번뇌가 많아 계속 놓치고 있었다

첫걸음만 알아 차리고는 번뇌에 휩싸여 그냥 지나쳐 버렸고 좌선으로 바꿔봤지만 역시 번뇌 투성이였다 이래서는 안 되겠다 싶어 일단 밖을 나갔다

연못주위를 알아차림을 하면서 몇 바퀴 돌았다 조금 나은 듯하였다 밖이 시원해서 그런가 싶어 내친김에 야외 수련장을 돌기로 했다 훨씬 알아차림이 잘되었다

어느새 점심시간인지 종소리가 나즈막히 들려왔다 먹는 것도 잊은 채로 수행에 몰두 해야 되는데 아직은 그럴 단계가 아닌지 이 시간이 기다려지기까지도 했다

그러나 어차피 밥 먹는 것도 수련이다 공양간 가는 것도 알아차림이고 공양간 문을 여는 것도 알아차림이다

진열된 반찬을 보는 것도 바라봄을 알아차리고 식기를 꺼낼 때도 식기를 만짐을 알아차리고 여러 가지 반찬을 담을 때도 집게를 집고 움직임을 아는 것도 알아차림이다

음식을 들고 밥상까지 갈 때도 알아차림이요 음식을 상 위에 놓는 것도 역시 알면서 놓는다 또 한 손을 짚고 바닥에 앉을 때도 앉음을 알 수 잇다

음식을 먹을 때는 엄청난 관찰를 필요로 한다 여기다가 배가 고프면 관찰 을 무시하고 빨리 먹을 려는 생각까지 관찰이 된다

설거지 할 때도 관찰이 이여 지는데 세제를 수세미로 묻힘을 알고 그릇을 쥐고 문지르는 것도 알고 물의 촉감을 느끼면서 그릇을 헹구는 것도 알아차림이다

씻은 그릇을 마른행주로 닦을 때도 알아차림이고 그릇을 들고 식기 보관대까지의 과정도 알아차림이다

오후 1시에 스님과의 인터뷰가 있었는데 먼저 간 도반 들이 많아서 나는 조금 후에 가야지 하고 수행에 몰두했다

시간이 꽤 흘러 가볼까 하고는 눈을 떠 창밖을 보는데 스님의 모습이 스쳐 지나가는 것이 보였다 오늘은 늦었구나 하고는 차라리 수행을 계속하기로 했다

쥬스시간에 숙소에서 잠시 쉬면서 책을 보다가 2층 수행홀로 올라 왔는데 벌써 스님께서 법문을 시작 하고 계셨다 속으로 이크 하면서 살금살금 내 자리로 가 앉았다

스님의 법문 중에 약속시간에 대해서 말씀하셨는데 상당히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는 여러 가지 말씀들을 하셨는데 특히 부처님 제세 시절의 이야기들은 귀가 쫑긋했다

부처님께서는 몸소 깨달으신 것을 펼쳐 보이시고는 여기 왔어 보라고만 하셨다 그 길을 내가 일러 줄테니 너희들은 따라만 오너라 하셨다

인생을 살아오면서 마음이 너무 고통스러워 어찌하면 이 고통을 없애는 방법이 없을까 하고는 뛰어든 게 이 도판이다

여러 가지의 수행법을 거치면서 나름대로 알아 지고 느껴지는 점이 있는데 처음에는 마음의 고통을 없앨려고 했지만 수행을 하면 할수록 그게 아니였다

상상을 할 수 없는 영원불멸의 세계가 내 안에 있음을 느꼈고 물론 끝없는 수행을 통해 그 자리에 가야하겠지만은 절대 진리의 자리가 지금 이 순간에 존재함을 확실히 알았다

7. 5 (4일째)

아침공양을 끝내고 수행을 하는데 9시에 스님께서 오시더니 금요일에 들어온 주말반이 오늘 돌아가는 날이라 좌담회를 열테니 동그랗게 원을 그리며 앉으라고 하셨다 며칠간이라도 각자가 느꼈던 점을 솔직히 털어놓고 담소하는 시간이였다

스님을 중심으로 원을 그리며 앉았는데 내가 세 번째로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막상 차례가 다가 오자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그다지 떨리는 것도 아니고 부끄러운 것도 아닌데 심장만 콩닥콩닥 거렸다 대인 공포증의 잔존이 아직도 남아서 움직이는 것이 보였다

계속 관찰을 하다가 그놈은 그놈이라고 무시하고 나는 진행을 해야 겠기에

이야기를 하였다 나의 이런 상태를 솔직하게 먼저 이야기를 하고 그동안 느낀 점들을 얘기 했다

그리고는 인터뷰때 할려던 의문점들을 스님께 여쭈었다 2번째 의문을 여쭈었더니 스님께서 “어, 인터뷰네” 하시면서 자세히 설명을 해주셨다

그리고는 2박3일의 일정으로 수행하기에는 너무 짧다고 몇 번을 말씀 하셨다 위빠싸나의 맛도 제대로 못보고 가는 사람들을 보니 안타까워 그러시는 것 같았다

사실 나도 약간 그랬다 2박3일 동안 한 마디의 말도 안 해봤고 눈도 마주 친 적이 별로 없었지만 그래도 정이 들었는가 편한 마음은 아니었다

점심공양이 끝나고 모두들 잘 가시라는 인사쯤은 하고 싶었지만 그게 무슨 소용 있으랴 싶었다 아마도 그것은 나의 번뇌망상의 한 행동일 것이다

여기 온지도 4일째 되었지만 조금 전 좌담 할 때 외에는 아직 말을 안 해 봤다 묵언의 의미는 뼈저리게 몰라도 묵언이 풍기는 그 강도는 보통이 아니였다

숙소에서 간단한 샤워를 하고는 수행홀로 바로 올라갔다 입구에서 텅빈 홀을 바라보니 그리움 같은 느낌이 살짝 드는 듯 했다

말도 없었고 등을 보고 옆만을 보았지만 그래도 도반이 있었다는 그 자체는 분명 수행에 힘이 되었다

그러나 나에게는 사치한 감정 일 뿐이라는 순간 알아차림 하면서 수행을 시작 했다 사실 속세에 있는 인연도 버릴 판인데 다 부질없는 일이리라

오후에는 경행, 좌선을 각각1시간씩 해보기로하고 경행을 시작 했다 왼 발을 “들고·밀고·내리고” 오른 발을 “들고·밀고·내리고” 를 반복하면서 열심히 해 나깠다 경행이 아주 잘 되었다

집에서 수행 할 때는 주로 동네 뒷산을 다니면서 경행을 했었다 그게 그렇게 힘들어 하지는 않았는데 여기서 경행을 한 시간 해보니 꽤나 힘들었다

이제 좌선을 한다고 앉았는데 번뇌가 장난이 아니였다 도저히 알아차림이 안되니 은근히 부아가 치미는 듯 했다

무슨 수를 써야지 이런 식으로는 수행의 진전은 고사하고 현상유지도 안 될 것 같았다 잠시 생각 끝에 지금 하고 있는 호흡을 살펴보았다

역시 호흡의 방법에 문제가 있는 듯 했다 십여 년 전에 기공을 하면서 호흡을 최대한 깊게 들이쉬고 최대한 내 쉬는 호흡법을 배웠는데 그것이 인위적인 호흡인 것이다

들이 쉴 때는 괜찮아도 내 쉴 때는 배를 쥐어 짤 만큼 토해 내기에 다시 숨을 들이 쉴 때는 호흡이 아주 급박 해진다

그러한 과정에 호흡에 관한 괴로움이 나타나고 하기 싫은 마음이 그대로 관찰이 되었다 관찰하는 호흡으로써는 다소 무리가 있엇다

그래서 끝까지 가던 호흡을 조금 줄여 꼬리 부분을 잘라내고 바라보니 그럴 듯하게 관찰이 잘 되었다

어느새 5시가 되어 공양간으로 향했다 쥬스를 한 잔 마시고 커피도 한 잔 타서 마셨다 그리고 일어서면서 물 한 잔으로 마무리를 했다

물론 입구문의 손잡이를 잡음을 알고 그리고 힘을 주어 문을 당김을 알고 쥬스를 바라보며 바라봄을 알고 컵을 꺼냄도 알고 쥬스를 따르는 것도 알면서 행해진다

앉음을 알면서 앉고 쥬스가 입안에서 부드럽게 움직이는 것도 포착이 된다

그러나 이 정도 알아차린다고 해도 사실은 전 과정의 몇 %를 알겠나

조금 전 잘 되던 알아차림을 더욱 더 깊게 하기 위해 곧 바로 수행 홀로 올라갔다 6시부터 좌선을 하기로 하고 먼저 경행을 시작 했다 그런대로 괜찮았다

좌선에서의 더 큰 문제는 다리였다 앉아서 수련을 계속 할려고 하면 허리 밑으로 무릎 위 까지의 허벅지 바깥부분이 심하게 아파서 더 이상 앉아 있질 못했다 대체로 3시간이 한계엿다

오늘은 이 부분을 항복 받기로 작정을 하고 좌선에 돌입 했다 한참을 들숨 날숨의 알아차림을 하는데 뭔가가 2%로 부족 한 것 같았다 여태까지 비하면 지금은 잘되는 편이였는데 그래도 아닌 것 같았다

그래서 더욱 더 관찰 해 들어가보니 크나큰 미스가 있음을 알앗다 여태까지 헛공부 한 것 같았다 그냥 단순하게 코로 숨을 들이 쉬고 내 쉬는 반복과정만 관찰 한 다고 햇는데 그게 아니였다

호흡의 껍데기 부분만 관찰한 것 같았고 껍데기 안의 것이 느껴졌다 그부분을 집중을 하여 관찰 해 들어가니 뭔가가 더욱 선명해 보였다 이때까지 비닐 덮은 것을 보았다면 지금은 비닐을 벗겨 내고 보는 것 같앗다

코 바로 밑에 어떤 느낌도 감지가 되었다 이때는 번뇌가 생길려는 의도도 관찰이 되었다 아주 큰 진전 이였다

그렇치만 알아차림이 아주 위태로웠다 살얼음 밟는 듯한 느낌이다 호흡을 알아차림 하는 그 공간이 어떤 보호막으로 감싸여졌는데 번뇌가 쳐 들어오면 금방 사라져 버릴 것 같앗다

그러는 중에도 다리의 통증은 격렬한 저항을 하는데 그만 다리를 쭉 뻗어 버리고 싶은 심정이 꿀덕 같앗다 쭉 뻗어버리면 아주 시원 할 것이지만 “통증·통증” 하면서 아픔을 관찰 했다

그러다가 아픈 게 미워서 관찰을 호흡으로 돌렸다 아픈 것은 다린데 내가 왜 봐야 하나 싶어서 관심을 끊엇다

통증이 심하게 오더니 오른쪽 다리는 서서히 통증의 수위를 낮쳐갔다 관찰을 호흡으로 갔다가 중간중간 다리의 통증으로 왔다 갔다 하다 보니 어느새 왼쪽 다리도 통증이 많이 약화 되었다

그래도 잔여 통증이 계속 남아 힘들게 하지만은 고비는 넘긴 것 같았다

그러나 이런 고통을 수없이 넘겨야 할 것이다 나에게는 다른 길이 없으니

이 길도 달다 하고 갈 것이다

벽시계에서 오후 9시라는 소리가 불 꺼진 수행홀을 크게 울렸다 속으로 그 래 됐어 오늘은 여기까지야 하고는 다리를 주무르고 일어섰다

불을 끄고 누워서 호흡을 볼려고 눈을 감았는데 천장에서 어떤 문양들이 보이는 듯했다 이게 뭐야 눈을 감았는데 왜 보여 하고는 눈을 창가로 돌렸는데 감은 줄 알고 있었던 눈이 사실은 떠져 있엇다 이런 착각도 있나요

7. 6 (5일째)

알람소리에 일어남을 알았고 잠이 덜깬 상태에서도 일어나 세수와 양치질하는 순간들을 알아차림으로 일과를 시작하면서 훈련이 많이 됐음을 알았다

숙소를 나와서 2층 오를 때 까지도 움직이고 있음을 최대한 알아 챌려고 노력 한다 수행홀 입구에서 아무도 없는 줄 알고 불상 앞의 불을 켰다

그런데 스님이 계시었다 스님은 불상 옆 출입구로 오시어서 준비를 하고 계시는 중이였다

부처님께 간단한 예불을 올리면서 바로 좌선으로 들어갔다 잠이 덜깼는지 좌선의 깊이가 얕았다 번뇌는 많이 줄은 것 같으나 그래도 선명한 느낌이 없었다

살며시 일어나 경행을 시작 했는데 경행도 시원찮았다 사실은 상당히 피곤 한 것 같았다 오는 날 빼고는 하루 17시간 이상을 3일간 했으니 피곤 할 만도 할 것이다

나는 나의 근기가 하근기 임을 안다 그러나 하근기라고 못 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 한다 강에서 사금을 캐듯이 노력에 비해 결과물이 적다고 해도 그것은 핑계가 되질 않는다

10시간을 앉아 수행해서 단 일분의 결과물이 생긴다 해도 나는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 만약 하기 싫다고 안 하면 그나마 일분도 얻질 못 할 것이다

결과는 그림자이다 실체는 과정에 있다고 항상 생각 한다 수행이 잘 되던 못 되던 일단은 하고보자는 마음으로 하기 싫은 마음을 뿌리친다 이렇게 한다해도 하루를 보면 그다지 많은 시간을 하는 것 같지가 않다

아침공양 때 드는 것을 알면서 솥뚜겅을 들었는데 떡국이 눈에 보엿다 떡국이 신기해 떡국을 보는 것을 알면서 국자를 들었다

국자를 집음을 알면서 떡국을 한 국자 두 국자 세 국자를 떠 담았다 뚜껑을 닫을려다 욕심이 생겨 한 국자를 더 떠였다

반찬이 별로 필요치 않아 깻잎졸임만 약간 담았다 옆에 이-오 요쿠르트도 하나 가지고 자리에 앉았다 계속 알아차림을 하면서 공양을 마치고 밖으로 나왔다

공양 후 잠시 쉬었다가 갈려고 숙소에 들어 왔는데 엄지발가락에 약한 신호가 왔다 요즘 많은 시간을 앉아 잇다보니 발가락 쪽으로 혈액순환이 잘 안되어 요산치가 올라가는 것 같았다

재발하면 꼼짝을 못하니 신경이 무척 쓰이는 곳이다 몇 년 전 논산의 어느 수련원에서 5시간을 부동으로 명상을 했는데 그때 급성 통풍이 찾아와 한 달을 죽을 고생을 했다

요산강하제를 먹고는 경행을 시작으로 수행에 들어갔다 왼발을 들 때 ‘들음’ 을 알고 밀면서 ‘밀음’ 을 알고 놓을 때 ‘놓음’을 알고 오른발로 옮겨갔어도 들 때 들음을 ‘알고’ 밀면서 ‘밀음’ 을 알고 놓을 때 ‘놓음’을 알고 이런씩으로 수행홀을 돌면서 천천히 신중하게 진행 했다

하다가 놓치기도 하고 그러면서 또 나아가고 놓치고 다시 나아가고를 수없이 반복햇다 그런데 하다가 가만히 보니 관찰 할 때가 한 군데 더 있는 것 이 보였다

마음이 좀 더 세밀해지니 느껴지지 않던 부분 까지 느껴져 오는 것이다

왼발을 들기 위해서는 왼발 뒷꿈치 부터 들리는데 이때 오른발 앞부분이 힘이 가해져 바닥에 닿는 느낌이 전해져 왔다

이것은 놓칠 수 없는 부분 이였다 반대쪽도 마찬가지엿다 왼발이 ‘닿음’ 을 알면서 바닥에 닿일 때 발뒤꿈치가 먼저 바닥에 닿인다

그리고 거의 동시에 오른발 뒤꿈치가 들리면서 ‘들음’을 알고는 진행을 하는데 이때 왼발의 움직임이 먼저 포착이 되었다 오른발이 완전 들리기 전에 왼발의 앞부분에 누름이 먼저 신호를 보내 주엇다

어느 발이든지 진행하기 위해서 발을 들기 시작 하면 몸의 중심이 앞으로 쏠리면서 반대쪽 발의 앞부분에 힘이 가해지는데 걸음을 걸을 때는 확실히 표가 났다

왼발을 ‘들음’ 하면서 뒤꿈치를 들면은 바로 오른발 앞부분에 ‘누름’ 을 알고 마음이 다시 왼발로 돌아가 ‘밀고’그리고 ‘놓음’을 한다

연속적으로 오른발 뒤꿈치를 들 때 ‘들음’을 알고는 빨리 왼발의 ‘누름’을 알고 다시 오른발의 ‘밀고’그리고 ‘놓음’을 한다

관찰할 게 많아도 한 걸음에 있으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텐데 지금 이것은 왼발에 있던 관찰의 눈이 잠시 오른발에 왔다가 다시 왼발로 가야하고 오른발을 진행하다 잠시 왼발로 왔다가 다시 오른발로 가야하니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였다

이것을 발견하고는 연습을 하는데 세 걸음을 걸을 수가 없었다 도무지 헷갈려 나아 가지질 않았다 순간적으로 때려치우고 싶어 하는 마음들이 올라 옴을 알아 차리고는 견뎌 내지만 무척 힘이 들 것 같았다

그러나 불현듯 이런 생각이 떠 올랐다 내가 움직이는 발걸음마다 알아차림을 놓치고 지나친다면 한 걸음에 한번 씩 더 태여 나고 호흡을 한 번씩 놓칠 때 마다 윤회의 수레가 더 굴러 간다고 생각을 하니깐 건성으로 할 수 가 없었다 물론 더 태여 난다는 것에는 실감이 적지만

그래도 연습 덕에 조금씩 조금씩 몇 걸음 나아갔다 하다가 힘이 들면 쉬는 차원으로 ‘들고·밀고·놓고’를 했는데 아주 잘 되었다

보통 걸음으로 걸으면서 명칭을 붙이지 않아도 알아차림이 잘 되었고 ‘밀고’를 뺀 ‘들고·놓고’ 를 해보니깐 경보를 하면서도 관찰이 충분하게 이루어 지겠다

그냥 ‘왼발·오른발’은 달리기를 하면서도 관찰할 것 같은 관찰력이 생긴 것 같았다 그러나 이렇게 해도 되는 것인지 스님께 꼭 여쭈어보고 해야 할 것같앗다

수행을 수행으로 보지 말고 놀이로 생각하여 즐겁게 해라고 하지만 얼마나 어려운 말씀인가

수행이란 현재 내가 가질려는 탐욕과 즐기려는 쾌락을 송두리째 뒤로하고

아무도 가지 않으려는 가시밭길을 혼자서 맨발로 가는 것이다

이 어찌 즐기면서 하겠나 그런데 내가 한편으로는 이 수행을 즐기면서 살아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끊임없이 수행을 찾아 몸으로 마음으로 체험을 하면서 살아가고 있으니 말이다

어느새 점심시간도 지나가고 쥬스시간이 다가왔다 오늘은 수행이 무척 잘 되었는지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고 있엇다

먼저 경행으로 몸을 풀고는 일찌감치 자리에 앉았다 하루 일과 중 마무리 수행은 좌선으로 하게 되는데 그게 맞는 방법인지 저절로 그렇게 되었다

몇 차례 몸을 흔들어 좌선자세를 확립했다 몸 전체에 이완명령을 내리고 조용히 명상에 들어갓다

처음에는 생각이 너무 치고 들어 와 고전을 면치 못 했다 인해전술을 펼치듯 떼공격으로 알아차림을 방해 하는데 두 호흡을 갈 수가 없었다

잠시 쉰다는 마음으로 눈을 살며시 떴다 그래도 짜증이 생기지 않았다 (이때 짜증이 생기지 않음을 알아채지 못했음)

그리고는 나도 전열을 가다듬고 호흡과 함께 눈을 감았다 이때 갑자기 들숨과 날숨이라는 두 단어가 눈앞에 크게 나타났다

글자 자체가 방패가 되어 숨을 들이쉴 때 들숨이라는 글자방패가 번뇌를 사정없이 깔아 뭉게고 지나가고 또 숨을 내 쉴 때는 날숨이라는 글자방패가 번뇌를 훝고 지나갓다

몇 번을 왔다 갔다 하고나니 남아있는 번뇌가 별로 보이지 않았다 그냥 호흡관찰이 쭉쭉 나아갔다

평일 날 새벽에 고속도로 달리는 것처럼 막힘없이 나아갔다 간혹 번뇌가 보였지만 ‘번뇌’ 하면 자동으로 사라졌다

문득 내 마음이라는 상태가 잠시 보였는데 전에 보다 훨씬 좋아졌다는 영감이 전해 왔다

지난 세월, 수 많은 세월 속에서 삶의 상황과 인간적 관계에서 얼마나 피폐하게 살아왔나 집착,열등,번민,미움,애증 이런 것들에 휩싸여 하루도 마음 편히 살아 보질 못했다

그러나 그 누구도 원망 하지 않았고 오직 나만 바뀌면 된다는 것을 알앗기에 나는 그것에 모든 것을 걸었다

어느새 세월이 흘러 벌써 반평생의 시간을 수행에 소비 하면서 살아 왔다 나에게는 이 길만이 내가 살 수 있는 길임을 뼈저리게 알기에 나는 이 길을 계속 걸어 갈 것이다

더 이상의 것 은 바라지 않는다 내가 가는 이 길을 갈 수만 있게 된다면 나는 조용히 갈 것이다 그리고 이 위빠싸나가 나의 수행방랑의 종착역임을 인지하고 알아차림에 최선을 다해 일로매진 할 것이다

얼마나 지났는지 알 수 없지만 제법 긴 시간이 관찰 되었다 그러다가 다리의 통증으로 관찰은 아래로 내려갔는데 어제보다는 아주 양호했다

오른쪽 다리는 통증이 아예 없었고 왼쪽다리만 심하게 아팠는데 왼쪽이 위에 얹혀있어 그런 모양 이였다 어쨌던 왼발의고통도 정점을 지나고 한 풀 껵여 사라지고 있엇다

지금은 혼자 하는 수행연습에 불과하다 그러나 속세의 일상생활에 들어서면 알아차림을 하기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그것을 위해서라도 현재에 열심히 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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