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 떼자니야 사야도와 10일간의 집중 수행
  글쓴이 : 고라니     날짜 : 10-06-03 00:12     조회 : 66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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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행 동기

십대 후반. 수많은 질문과 생각들로 내 머리는 꽉 차 있었다.

생각들은 하면 할수록 엉켜서 내가 지금 살고 있는 삶에서 멀어지게만 했고 답을찾을 수 없는 마음은 불안하고 우울해 지기만 했다.

가끔 가족들과 좌선을 했었는데 하고나면 마음이 차분해지면서 생각들로부터 자유로워졌다.

  명상을 더 자세히 공부하고 싶어 선원을 찾던 중 위빠싸나 명상을 가르치는 곳을 알게 되었고 그곳의 스님에게 지금까지 수행지도를 받고 있다.

처음에는 스님의 안내에 따라 언제나 알아차림을 유지하려 노력해서 마음에 대해 알아갈수록 기쁨이 커졌고 한동안 수행에 가속도가 붙었다. 그런데 수행이 잘 되지 않을 때 잘 되던 때에 집착을 하게 되면서 수행에 대한 욕심이 생겼고 상기가 자주 일어나면서 몸과 마음이 힘들어졌다.

수행이 정체되자 점점 알아차림을 게을리 하게 되었고 하던 습관대로 구태의연한 명상을 하고는 했다. 그러다가 호두마을 소식지에 떼자니야 사야도가 오신다는 소식을 보고 다시 처음의 마음으로 일깨우고 싶어 집중수행에 바로 신청했다.

 

  호두마을에 가다

집중수행에 간다고 생각하니 짐을 쌀때부터 가는 길에서까지 알아차림을 유지하려고 노력하게 되었다.

호두마을에 도착해 사무실에 들려 떼자니야 사야도의 새로 나온 책을 받고 지정된 숙소로 향했다. 수행하러 온 사람들이 많았는지 한 방에 세 명씩 머무르게 되었다.

저녁 법문시간이 되어 법당으로 갔다.

법당에 사람들이 많은 것을 보고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명상을 한다는 것에 대해 놀랍고 기쁜 마음과 답답한 마음이 교차했다.

자리를 잡고 앉으니 마음에 긴장감이 일어남을 보니 수행을 잘하려는 욕심이 그안에 있었다.

마음이 긴장된 몸과 마음을 싫어하며 거기에 자주 집착했고 다른 대상들이 일어날 때도 싫어함으로 반응했다.

사야도와 청현스님이 들어오셔서 수행에 대한 간단한 지침을 말씀해 주셨다.

대상에 집중하는 것 보다 알아차림을 유지하는 것이 더 중요하고

항상 바른 마음가짐인가를 점검해야 한다고 하셨다.

그리고 좋아하는 마음은 탐심인데 그것을 알아차림 하는 것은 수행이다 고도 하시고 언제나 생각의 내용에 마음을 두지 말고 생각하고 있다고 알아차리라고 말씀하셨다.

    

  수행 체험과 느낌

다음날 새벽. 약간의 운율이 있는 빨리어 삼귀의를 읽으며 예불을 시작했다.

새벽 좌선에선 몸에 기운이 없으니 수행에 대한 욕심이 잘 일어나지 않았지만 정신이 몽롱해서 자주 거기에 빠져들어 알아차림을 놓치곤 했다.

알아차림을 놓쳤다는 것을 알았을 때는 이미 망상 속에서 방황을 한지 한참이 지난 후였다.

  아침식사를 하기 전 밖에서 경행을 했다.

아직 해가 뜨지 않아 공기가 제법 쌀쌀했지만 차가운 공기가 오히려 온몸을 상쾌하게 해주었다.

앞으로 가려는 의도를 알고 걸을 때는 의식이 발과 다리에 가며

한쪽 다리를 들 때 가벼움, 다리에 들어가는 힘, 놓을 때 무거움, 바닥의 질감 등을 알아차렸다. 그리고 보이는 것들, 들리는 것들, 피부로 느껴지는 바람, 냄새들, 그에 따르는 생각들이 느껴질 때도 의식이 눈, 귀, 피부로 가며 아는 마음이 일어남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아침 공양시간을 알리는 종소리를 듣고 공양간으로 갔다.

아침에는 죽과 호두과자, 김치, 멸치 등이 나왔는데

아침식사로는 반찬이 아주 걸었다.

음식을 식판에 덜으며 더 먹으려는 의도, 손의 느낌, 냄새, 식판의 무게등을 알아차렸다.

자리에 앉아 밥을 먹기 전 합장을 하며 고마운 마음을 가지니 마음이 따뜻해지고 편안해지며 밥에 관련된 모든 이들이 주마등같이 지나갔다.

마음이 차분해지자 밥을 먹기 시작했다. 행동을 하기 전에 일어나는 의도들과, 숟가락을 잡는 손의 강도와 촉감, 음식의 냄새, 음식이 입에 닿는 느낌, 음식의 맛과 맛의 변화, 맛과 냄새에 따르는 좋고 싫어하는 반응들을 알아차렸다.

사람이 많아서 식판은 공양간 당번을 하는 사람들이 하기로 했다.

설거지 하시는 분들에게 식판을 주고 그냥 가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식사 후에는 매일 마음을 쉬어주며 산책을 했다.

산으로 이어지는 흙길 따라 걷다보니 우리 마을 뒷산에 오르는 것처럼 마음이 편안했다.

벌써 녹색으로 변해가는 나무들이 햇빛을 받아 반짝였고 가끔 불어오는 바람은 머리를 시원하게 했다. 산책을 하며 알아차리고 있는지 마음에게 꾸준히 일깨웠다.

내가 알아차리려고 하면 가슴이 긴장되며 알아차림이 유지되지 않았지만 마음에게 알아차리고 있는가? 하고 일깨워주면 마음이 저 알아서 알아차리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수행을 한다고만 생각하면 벌써부터 마음에 긴장이 생기며 알아차림을 조절하려고 했다.

편안했던 마음은 일순간 긴장이 되면서 온갖 망상들이 지나갔다.

쉬는 시간이 끝나고 오후에 법당으로 갔다.

자리에 앉으니 언제나처럼 가슴에 긴장감과 함께 수행을 잘 하려는

탐심이 일어났다.

그리고 일어나는 다른 대상들을 알아차렸으나 정확하게 알아지지 않자 알아차림 하는데 힘을 쓰게 되었고 뒷목이 뻣뻣해지면서 머리에 압박감이 느껴지며 상기증상이 일어났다.

그 때엔 생각들이든 소리, 냄새, 감각 등을 알아차려도 이름 지음(想)이 일어나면 마음이 강하게 거기에 집착을 하며 붙잡았고 상기증상이 더 심해지기만 했다.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가 경행을 하면서 수행을 포기하고 그냥 왔다갔다 걸어 다녔다보면 마음이 풀어지며 어느새 마음도 편안해지고는 했지만 불만족한 마음은 그림자처럼 따라다녔다.

  매일 저녁 5:30~9시 까지는 사야도와의 인터뷰 시간 이였다.

저녁이 되자 사야도와 인터뷰를 했다.

상기에 대한 보고와 산책했을 때 있었던 일들을 보고했다.

사야도는 상기증상은 오랜 시간동안 쌓이고 쌓여서 일어나는 것이라 쉽게 고쳐지지 않는다고 하시고 그만큼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하셨다.

그리고 산책할 때의 일에 대해선 그런 식으로 계속 물어주라고 하시면서 그렇게 물을 때 이미 거기에 사띠가 있다고 하셨고 상기가 되도록 하지 말고 사띠만 하라고도 하셨다.

또 수행을 한다고 생각할 때마다 상기가 올라온다면 그냥 수행한다고 생각하지 말고 편한 마음으로 할 일이 없어서 법당에 와서 그냥 앉아있다고

생각하라고 하셨다.

다른 사람들의 인터뷰를 들으며 수행자들이 겪는 탐, 진, 치가 일하는 방식이 이렇게나 똑같다는 것이 흥미로웠고 내가 수행에 대해서 기대하고 집착하고 상기되고 하는 것들이 전처럼 심각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다음날 사야도의 말씀을 기억하며 이번에는 알아차림을 놓치지 않으리라

마음먹으며 법당의 한 곁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눈을 감기 전 마음가짐을 보니 수행에 대한 탐심이 있으면서

 가슴에 긴장감이 있었다.

그것들을 알아차리니 약해졌지만 수행을 조절하려는 의도는

약간이나마 남아있었다.

아랫배에 의식을 두며 호흡관찰을 시작했다.

들숨과 날숨이 배에 점점 차오르는 느낌, 단단하고 부드러운 느낌, 서늘하고 따뜻한 온도들을 알아차렸다. 들숨과 날숨 사이 호흡이 잠깐 멈췄을 때 망상들이 일어나며 거기에 자주 빠져들었다.

한시간쯤 긴장되면서 상기증상이 있을 때와 대상을 정확히 잡지 못하고 몽롱해지기를 왔다 갔다했다. 상기증상이 있을 때는 대상들을 알아차리기가 힘들었는데 그것은 상기증상에서 벗어나려는 의도를 갖고 알아차림을 해서임을 알게 되었다. 마음상태와 뭔가를 하려는 의도가 일어날 때마다 놓치지 않고 알아차리다보니 어느새 상기증상이 가라앉고 마음이 차분해지며 내가 하려고 하지 않아도 아는 마음이 끊임없이 일어났다.

  법당에서 내려오던 중 전에는 그냥 무심코 지나쳤던 벽에 걸려있는

그림을 보게 되었다.

회색 바탕에 군데군데 화려한 색깔로 칠해져 있었다. 그것을 자세히 보니 사실은 화려한 색깔들이 밑바탕에 깔려있으며 그 위에 회색이 얇게 덧칠해져 있었고 화려한 색깔 부분은 회색을 덧칠하지 않아 苦자라는것을 알 수 있었다. 망상의 세계에서 苦(괴로움)만이 실제의 깨어 있음을 보게 해준다는 것인가? 혼자서 그 의미를 되세겨 본다.

  사야도의 지도를 따르며 마음가짐을 언제나 점검하니 나중에는 점검하는 마음에 가속도가 붙었는지 마음이 조금이라도 방황할 땐 습관처럼 ‘알아차림이 있는가?’ 하는 생각이 느슨해진 마음을 일깨워 줬고 상기증상도 편안한 마음으로 수행을 하게 되면서 탐심이 일어나기 전 수행하려는

의도를 잊지 않고 사띠 하니 더 이상 진행되지 않았다.

그리고 마음에 여유가 생기고 다른 수행자들과도 얘기를 나누게 되면서 내가 위빠싸나 수행을 쉽게 접할 수 있었다는 것이 굉장한 행운으로 느껴졌다.

전에는 수행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하며 나는 수행을 한다는 것 자체로 일반 사람들을 수준낮게 생각하고 쉽게 아만심에 빠졌던 것이다. 그래서 수행을 할 때마다 욕심에 빠졌는지도 모르겠다.

 

  마지막 날 아침. 좌선을 하는 동안 벌써부터 집에 갈 계획을 세우는 생각들이 줄을 이어 일어나며 마음이 들떴다.

아침식사 후 우리방은 일찍이 짐정리를 하고 방청소를 시작했다.

떼자니야 사야도께서 마지막 해재 법문을 하신다기에 법당으로 갔다.

사야도는 뭘 하든지 어디에 있든지 간에 자기 자신에 대해서

알아차리라고 하셨다.

그리고 수행을 할 줄 알게 되도록 항상 조사하고 관찰해야 하며 수행을 할 줄 알게 되어 법을 얻게 되면 그것을 유지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다시 말씀하신다.

가장 단순하지만 제일 중요한 알아차림에 대해서 거듭 새겨주시는 사야도와 청현스님께 말할 수 없는 고마움에 마음이 따뜻해졌다.

  해재 법문이 끝나자 각자 알아서 쓰던 방들과 대법당청소를 시작했다.

지난 열흘간 지냈던 대법당 청소를 하며 마음이 너무 상쾌했다.

점심식사를 하고 같은 선원의 거사님과 콜벤을 타고 천안으로 나가기로 했는데 내가 밥먹는 속도가 너무 늦어 마음이 점점 급해져서 서둘러 숙소에서 짐을 챙겨오며 옷걸이에 걸려있는 옷도 놔두고 갈뻔했다. 마음이 집에 간다고 너무 풀어졌었나보다.

 

  집중수행을 하면서 떼자니야 사야도와 청현스님, 능혜 주지스님, 사무국 거사님 보살님들, 주변의 많은 수행자 분들, 그리고 공양주 보살님들이 언제나 수행으로 이끌어주셨기에 어디를 가든 알아차림을 유지하려고 노력할 수 있었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이번 집중수행을 하면서 내가 아만심에 빠져 수행이론을 소홀히 했음을 알게되어 앞으로는 경전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급하게 써서 집중 수행하는 긴 시간동안 본 것도 많고 느낀 것도 많았지만 글쓰기실력이 부족해 주체할 수 없어서 너무 수행에 대한 얘기만 쓴 것 같은 아쉬움이 남습니다.  수행기간은 길고 하고 싶은 말들도 많아 처음 글을 쓸 때 무엇부터 써야할지 갈피를 잡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번이나 새로 쓰기를 반복하며 내가 왜 수행을 하기 시작했는지, 집중수행을 하는 동안 내가 뭘 알았는지에 대해서 다시 새겨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어요. 사무국장님 고맙습니다. 그리고 이제서야 후기를 올려서 죄송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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