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19-21일 행복했던 명상 후기
  글쓴이 : 흐르는 물     날짜 : 13-12-25 09:16     조회 : 56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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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빠사나 수행경험

12월 19일 오전 10시부터 21일 오후 9시까지 집중수행을 했다. 매일은 못하지만 일주일에 세, 네 번 각각 1시간씩 하지만 결코 만만한 수행은 아니였다. 특히 삼일째 되는 마지막 날은 다리가 지리산을 오른 다음 날처럼 무거웠다. 대부분 명상센터에서 집중수행하는 도반들은 1주일 이상 하신 분들 같았다. 묵언수행이라 물어보지는 못했지만.

저의 경험을 말하자면 첫날 오전 10시에 도착해서 가벼운 마음으로 명상과 경행을 했다. 위빠사나 명상을 알게 된 지 한 달 반 정도밖에 되지 않은 초보이므로 몸의 느낌을 지, 수, 화, 풍 등 명칭을 붙여가며 수행했다. 다음 날 아신 빳티짜 스님을 통해 명칭 없이 그냥 느끼고 직관하라는 가르침을 받았다.

11시에 오후불식으로 오늘의 마지막 식사를 했다. 너무 맛있었다. 짜지 않고 재료의 맛이 그대로 살아있어 몸을 상쾌하게 해주었다. 아내도 좋아했다. 맛의 노선의 일대변혁을 겪었다. 인공맛, 강한 맛을 멀리하고 재료의 본연의 맛을 느끼는 자연식을 하겠다는 결심을 아내에게 말했다. 물론 평소 자연식을 추구했던 아내는 대찬성이었다.

식사후 눈이 내리기 시작한 센터 위쪽에 있는 만복사쪽으로 경행을 갔다. 차가운 바람은 선명해서 마음에 회피의 움직임이 심하지 않아 매우 시원했다. 대수행홀에서의 좌선과 경행은 집에서 1시간 남짓 하는 수행과 다른 에너지의 흐름을 느낄 수 있었으며 이는 같이 묵언 수행하는 도반들으로부터 얻은 것이었다. 경행시 돌 때 그대로 서서 면벽하는 수행은 집에서 해보지 않은 수행이었으나 너무도 강렬했고 분명한 묵언의 느낌을 주었다.

12월 20일 새벽 4시에 이루어지는 아신 빤디짜 스님의 법문은 수행의 이유가 곧 행복을 위한 것이며 행복을 위한 수행은 충분히 해 볼 만한 것이다라는 것이었다.

미얀마 스님이신 이분으로부터 받은 기운은 내게 익히 보아온 한국의 스님들과는 달랐다. 한국스님에겐 도를 얻으려는 용맹정진의 기운이 넘쳐서인지 경직된 표정과 언행으로 다가가기에 어려움이 있었다. 그래서 인지 아신 빤디짜 스님으로부터 받은 부드러우면서 수행의 기쁨을 넘치게 전하는 법문에 경건함이 뭔지를 평생 처음 느꼈다. 놀라운 경험이었다. 아미 이 경험은 道를 얻으려는 욕심마저 내려놓고 우직한 소처럼 뚜벅뚜벅 걸어가는 수행의 일상으로부터 오는 행복의 힘으로 걸어가는 수행자에게서만 맛볼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오후 법문 후 개별 인터뷰에서 저의 불교와 현대학문들의 접목에 대한 질문에 아신 빤디짜 스님의 성심을 다한 대답에 감사했다. 이후 오후 9시까지 대수행홀에서 용맹정진했다. 창밖으로 소복히 쌓인 하얀 눈이 내 마음을 하얗게 칠할 수 없을 정도로 내 마음은 비어있었다.

12월 21일 마지막 날 스님의 법문 중 특히 마음에 드는 부분은 불교에서의 신심 즉 믿음은 믿지 않으면 지옥에 간다는 강압적이고 협박으로까지 들릴 수 있는 타종교의 믿음과 달리 ‘어히 빠씨꼬(오너라, 해봐라!)’의 부처님의 말씀처럼 소금을 직접 맛보고 그리고 나서 얻은 믿음이라는 것이다. 임제선사의 살불살조(부처를 만나면 부처의 목을 치고 조사를 만나면 조사의 목을 쳐라)의 정신은 부처의 말과 조사의 말을 믿지 말고 자신이 직접 소금의 짠 맛을 느껴야 그것이 진정한 수행이요 신심이라는 말씀일 것이다. 현대의 어떤 학문보다 구체적이고 현실적이다.

3일째 좌선과 경행은 힘들었다. 이런 용맹정진을 해 본 적이 없어 잘 모르겠으나 이런 힘든 기간은 몇일 더 보내야 편안한 더없는 행복으로 용맹정진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오후 5시에 집으로 올 예정이었으나 스님의 아비담마 법문에 7시에 있다고 해서 9시까지 법문을 듣고 수행처와의 다음 만남을 기약한 이별을 해야 했다. 일요일(22일)에 있을 아비담마 법문을 듣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웠다. 마음이 어지러울 때 수행의 빗자루를 들고 청정한 마음을 되찾기 이곳을 다시 찾아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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